최민희 ‘박쥐’ 발언 논란, 김영호 ‘일베 문화’ 반격…민주당 경선 파열음

마이크가 잡은 한 마디, 경선판을 뒤집다

· 충청권 합동연설회서 최민희 ‘박쥐네’ 마이크에 포착
· 김영호 ‘동료 폄하야말로 진짜 일베 문화’ 직격
· 양측 모두 일베 프레임 충돌…전당대회 과열 양상

마이크가 잡은 한 마디, “박쥐네”

7월 1일 충청권 순회경선 합동연설회. 김영호 최고위원 후보가 연단에서 “당권파 저지를 위해 송영길·김민석 후보와 연대하겠다”고 발언하는 순간, 바로 옆에 서 있던 최민희 후보가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른 채 “박쥐네”라고 중얼거렸다. 한 마디가 음향 설비에 고스란히 포착되면서, 이후 최고위원 경선 최대 공방으로 번졌다.

김 후보는 4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당시 상황을 직접 설명했다. 그는 최 후보의 ‘박쥐’ 발언이 계파주의적 태도에서 나온 것이라고 규정했다. ‘박쥐’는 이쪽저쪽 편을 오가며 이익을 취한다는 의미로 쓰이는 표현이다. 경선 후보가 연대 전략을 밝히자 옆 후보가 즉각 이 표현으로 반응했다는 것이 논란의 핵심이다.

김영호 “동료 폄하가 진짜 일베 문화”

김 후보는 이번 사태를 단순 실언으로 보지 않았다. 그는 “민주당 최고위원 후보가 동료 의원에게 박쥐라는 표현을 쓰고 폄하하며 모멸감을 주는 것이야말로 진짜 일베 문화”라고 직격했다. ‘일베’는 온라인 극우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의 줄임말로, 정치권에서는 조롱·혐오·낙인 문화를 통칭하는 표현으로 쓰인다.

그는 “제가 천장에서 매달려서 자냐, 어깨에 날개가 있냐. 어떻게 저한테 박쥐라고 할 수 있냐”며 최 후보를 강하게 압박했다. 연대 전략을 폄하한 표현이 단순 즉흥적 반응이 아니라 계파적 시각의 발로라는 주장이었다.

최민희 “공개 조롱 아냐”…조건부 사과

논란이 확산되자 최 후보는 지난 3일 OBS 경인TV 방송토론회에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일베식으로 받아들여졌다면 사과드리고 그런 표현은 다시는 쓰지 않겠다”고 말했다. 다만 의도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공개적으로 조롱한 게 아니라 작은 소리로 ‘혹시 이렇게 되지 않을까’ 했던 것이 마이크에 들어간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이 해명은 ‘듣는 사람이 없었다면 문제가 없었다’는 논리로 해석될 여지를 남겼다. 김 후보는 그 지점을 정확히 파고들었다.

사과 방식을 둘러싼 2차 공방

김 후보는 최 후보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불쾌감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그는 “‘의원님이 그 이야기를 들으셨네, 그럼 사과드리겠다’는 소극적인 태도에 불과하다”며 “김영호 의원이 못 들었으면 사과할 필요가 없다는 식의 매우 황당한 일베식 사과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본인이 듣기 싫은 당원들의 비판을 모두 일베 문화라고 몰아붙이더니, 정작 본인의 언행에 일베 문화가 몸에 배어 있다”고 직격했다. 상대방의 발언을 ‘일베 문화’로 규정했던 최 후보 자신이 같은 비판의 표적이 된 셈이다.

“본인이 듣기 싫은 당원들의 비판을 모두 일베 문화라고 몰아붙이더니, 정작 본인의 언행에 일베 문화가 몸에 배어 있다.” — 김영호 후보, SBS 라디오 (8월 4일)

양측이 모두 꺼낸 ‘일베 문화’ 카드

이번 공방에서 주목할 점은 양측이 서로에게 ‘일베 문화’를 적용했다는 점이다. 최 후보는 지난 1일 충남 합동연설회 직후 페이스북에 “1대 다수 후보 구도의 정청래 죽이기, 조롱·야유. 당 지도부 합동연설회에까지 일베 문화가 침투했다”고 주장했다. 3일 KBS 라디오에서도 “‘문조털래유’, 그게 조롱·모욕 등 일베식 문화”라고 말했다. ‘문조털래유’는 문재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을 겨냥한 온라인 표현으로 알려져 있다.

김 후보는 이를 정면으로 반전시켰다. 상대방을 일베 문화로 규정하는 행위 자체가 같은 방식이라는 논리였다.

항목 최민희 후보 주장 김영호 후보 주장
일베 문화 규정 대상 정청래 죽이기·’문조털래유’ 등 경쟁 진영 조롱 동료 후보를 향한 ‘박쥐’ 발언·폄하·모멸
박쥐 발언 의도 공개 조롱 아닌 작은 혼잣말, 마이크 미인지 계파주의적 태도의 발로, 의도된 폄하
사과 평가 일베식으로 받아들여졌다면 사과, 재사용 않겠다 상대가 들었을 때만 사과하는 황당한 일베식 사과법

최고위원 자격 논쟁으로 확전

김 후보는 이번 사태를 최고위원 자격 문제와 연결지었다. 그는 “최고위원은 본인의 알량한 정의감이나 소신으로 아무 말이나 뱉어내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지역 현장에서 피땀 흘려 고생하는 원외위원장과 당원들의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도부가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절제되지 않은 발언을 남발하면 당 전체가 위기에 빠지고 총선 필패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원팀을 만들고 통합을 이끌 3선 의원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3선 경력을 내세우며 최 후보의 지도자 자질을 간접적으로 문제 삼은 것으로 읽힌다.

계파 연대 발언이 빌미…경선 과열 구도의 배경

이번 갈등의 직접적 계기는 김 후보의 ‘당권파 저지 연대’ 발언이었다. 경선 무대에서 다른 후보들과의 연대를 공개 선언하는 것은 이례적인 전략으로, 최 후보가 ‘박쥐’로 반응한 맥락은 여기에 있다. 다만 이를 공개 발언이 아닌 혼잣말로 했다는 최 후보의 해명은 의도의 경중을 따지는 논쟁으로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는 대표 경선뿐 아니라 최고위원 경선에서도 후보 간 비방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이번 ‘박쥐’ 발언 논란은 경선 분위기가 과열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로 언급된다.

전당대회까지 남은 변수

이번 설전이 경선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불확실하다. 두 후보 모두 최고위원 경선의 핵심 변수로 꼽히는 상황에서 공방이 이어질 경우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김 후보의 ‘총선 필패’ 경고는 지지층 결집과 상대방 발언 자제 요구를 동시에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최 후보 측이 추가 입장을 내놓을지 여부가 이후 경선 분위기를 가를 변수로 남아 있다.

출처: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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