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5% 폭등했다가 오후 하락 전환…개인만 1.7조 팔았다
· 삼성전자 역대 최대 분기 실적에도 상승분 반납
· SK하이닉스 -8%→+4%→-5% 하루 만에 극단적 진폭
개장부터 급등까지: 코스피 5%대 돌파 순간
7월 30일 코스피는 전장 대비 18.53포인트(0.33%) 오른 5681.77로 출발했다. 개장 직후에는 잠시 하락 전환하는 혼조세가 나타났으나, 오전 10시를 넘어서면서 상승폭을 빠르게 키워 5%대까지 치솟았다. 지난 이틀 동안 폭락장을 이끌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동반 강세로 전환하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그 상승세는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코스피는 상승폭을 빠르게 줄여가다 오후 12시를 전후해 보합권에서 거래됐고, 낮 12시 20분 기준으로는 전날 종가 대비 58.93포인트(1.04%) 내린 5604.31을 기록했다. 한국거래소가 이를 확인했다. 하루 만에 5%대 급등에서 1%대 하락으로 방향이 뒤집어진 셈이다.
삼성전자 2분기 실적: 매출 171조·영업이익 89조의 충격
이날 장세의 촉매는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발표였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매출 171조 4995억원, 영업이익 89조 4924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30%, 영업이익은 1813.8% 증가한 수치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3분기 연속 경신했다.
이 발표에 힘입어 삼성전자 주가는 장 초반 8%대 상승률을 나타냈다. 그러나 오전 중 기대감이 소화되면서 상승폭이 급격히 좁혀졌고, 낮 12시 20분 기준으로는 전장 대비 1000원(0.48%) 오른 20만 9500원에 그쳤다. ‘어닝 서프라이즈’ 이후 주가 오름폭이 빠르게 반납되는 전형적인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판다’ 패턴이 재현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의 이번 분기 실적 세부 내용은 삼성전자 2분기 반도체 89조 영업이익, 스마트폰 사상 첫 분기 적자 기사에서 확인할 수 있다.
SK하이닉스: -8%에서 +4%, 다시 -5%까지 하루 만에 13%포인트 진폭
이날 가장 극단적인 등락을 연출한 종목은 SK하이닉스였다. 오전 한때 8%대까지 급락하며 사흘 연속 ‘패닉셀(공포 매도)’ 양상을 보이다, 이후 반등에 성공해 4%대 상승으로 전환했다. 그 반등 역시 유지되지 않았다. 낮 12시 20분 기준 SK하이닉스는 전장 대비 7만 1000원(5.07%) 내린 133만원에 거래됐다.
한 종목 안에서 하루 만에 약 13%포인트에 달하는 진폭이 발생했다. HBM(고대역폭 메모리) 수요 불확실성, 수출 규제 리스크, 그리고 중국산 메모리 업체들의 추격 등 복합 우려가 투자 심리를 짓누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중국발 공급 압박이 중장기 변수로 부상하고 있는 맥락은 중국산 메모리 구해달라는 애플, 수십 년 단가 후려치기의 부메랑 기사에서 살펴볼 수 있다.
수급 구도: 외국인·기관 매수, 개인 1조 7천억 순매도
이날 수급 흐름은 명확히 엇갈렸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6437억원, 기관은 1조 1090억원어치를 각각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은 1조 747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지수가 급등하는 장중 고점 구간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틀 연속 폭락장 이후 외국인과 기관이 저가 매수에 나서는 동안 개인 투자자들은 반등 구간을 매도 기회로 활용했다. 이 수급 엇갈림이 오전 급등과 오후 하락 전환을 증폭시키는 메커니즘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종별 명암: 항공우주·금융 강세, 반도체 주변주 약세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이날 업종별 온도차가 두드러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8.52%), LG에너지솔루션(+5.16%), 삼성물산(+3.50%), HD현대중공업(+3.46%), KB금융(+2.75%) 등이 상승한 반면, SK스퀘어(-7.76%), 삼성전기(-5.83%), SK(-4.09%), 현대차(-1.84%), 삼성바이오로직스(-1.15%) 등은 하락했다.
| 종목 | 등락률 |
|---|---|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 +8.52% |
| LG에너지솔루션 | +5.16% |
| 삼성물산 | +3.50% |
| HD현대중공업 | +3.46% |
| KB금융 | +2.75% |
| 삼성전자 | +0.48% |
| 삼성바이오로직스 | -1.15% |
| 현대차 | -1.84% |
| SK | -4.09% |
| 삼성전기 | -5.83% |
| SK하이닉스 | -5.07% |
| SK스퀘어 | -7.76% |
반도체 대형주와 그 계열·부품주가 동반 약세를 보인 반면, 방산·조선·금융 등 비(非)반도체 대형주는 선방했다. 업종 간 순환매 성격이 이날 장세에서도 확인된 셈이다.
롤러코스터 장세의 구조적 배경
이날 코스피의 극단적 변동성은 단일 원인보다는 복수 요인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 이틀간 급락으로 단기 낙폭 과대 인식이 형성된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역대급 실적 발표가 반등의 불씨를 당겼다. 그러나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업황 불안이 상승 동력을 제어하면서 지수는 방향성을 잡지 못했다.
국내 코스피 지수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이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이 매우 크다 보니, 이 두 종목의 방향이 엇갈릴 때마다 지수 전체가 흔들리는 구조가 반복된다. ‘낙폭 과대 반등’을 노린 세력과 ‘추가 하락 우려’를 앞세운 세력이 시간대별로 교차하면서 이른바 ‘롤코(롤러코스터)’ 장세가 연출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후 흐름과 시장 주목 변수
낮 12시 20분 현재 코스피가 1%대 하락권에 머무는 가운데, 오후 장에서도 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 기조가 지수 하단을 지지하는 요인이 될 수 있으나, SK하이닉스의 부진이 이어질 경우 반등 동력이 제한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날 장세는 단기 반등 기대와 업황 불확실성이 팽팽히 맞서는 국내 증시의 현주소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삼성전자 실적 발표라는 단기 이벤트 이후 시장의 시선이 반도체 업황 중장기 방향성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 앞으로의 장세 흐름을 가를 핵심 변수로 거론된다.
출처: 서울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