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목표주가 262만원 상향 — 모건스탠리, 반토막 구간서 최선호주 교체

120만원대 삼성전기에 강세 목표 300만원… 모건스탠리의 셈법

· 모건스탠리, 삼성전기를 삼성전자 대신 최선호주로 전환
· MLCC 가격 강세·ABF 기판 수요 개선이 핵심 근거
· 8월 13일 주가 15.5% 급등, 154만2000원 거래

8월 13일, 15.5% 급등 — 발표 당일 삼성전기에 무슨 일이 있었나

8월 13일 오후 2시 기준 삼성전기는 전 거래일 대비 15.5% 상승한 154만2000원에 거래됐다. 모건스탠리가 기존 최선호주였던 삼성전자를 내리고 삼성전기를 새 최선호주로 지목했다는 소식이 장중에 전해지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같은 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각각 5~7%대 상승했는데, 미국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컨센서스에 부합하면서 마이크론 등 미국 반도체주가 뉴욕 증시에서 오른 여파가 겹쳤다.

두 가지 호재가 동시에 작용한 셈이다. 그러나 삼성전기의 상승폭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두 배 이상이었다는 점에서, 모건스탠리 리포트의 영향이 결정적이었다는 것이 금융투자업계의 평가다.

삼성전자에서 삼성전기로 — 최선호주 교체의 의미

모건스탠리가 최선호주를 교체한 시점은 삼성전기 주가가 역사적 저점에 가까웠던 구간이었다. 삼성전기는 AI 투자 수혜 기대감에 한때 240만원선까지 오른 바 있으나, 이후 120만원대까지 내려와 고점 대비 반토막 수준이 됐다.

모건스탠리는 이 구간을 오히려 매수 기회로 판단했다. 삼성전기에 대한 투자 의견은 비중 확대(overweight)를 유지하면서 목표주가를 기존 256만원에서 262만원으로 올렸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MLCC 가격 강세 가능성과 ABF 기판 수요 개선을 이번 교체의 핵심 근거로 제시했다. 삼성전기의 마진과 주당순이익(EPS) 추정치가 시장 컨센서스를 더욱 큰 폭으로 웃돌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내놨다.

MLCC — AI가 바꾼 수요 지형

MLCC(적층세라믹커패시터)는 전자기기 내 전류 흐름을 안정시키는 핵심 수동부품이다. 스마트폰·서버·전장 등 거의 모든 전자기기에 사용되며, 삼성전기의 주력 사업 중 하나다.

모건스탠리가 MLCC 가격 강세를 전망한 배경에는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있다. 하이퍼스케일러들의 부품 수요가 지속적으로 강하게 유지되자, AI 서버와 직접 관련이 없는 다른 고객들까지 물량 확보에 불안을 느끼고 미리 주문을 넣기 시작했다. 이 결과 수요 가시성이 길어지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이런 흐름이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MLCC 가격을 지탱할 것으로 봤다.

통상 수동부품 시장은 스마트폰·PC 수요에 연동돼 경기 민감도가 높았다. AI 인프라 투자가 새로운 수요축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기존 고객들의 재고 조정 영향이 예전보다 희석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ABF 기판 — 2030년까지 매출 4~5배 성장 가능

ABF(아지노모토빌드업필름)는 고성능 반도체 칩을 패키징하는 기판 소재다. AI 칩 설계가 복잡해지면서 ABF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것이 모건스탠리의 판단이다.

삼성전기는 미국의 맞춤형 반도체(ASIC) 업체들로부터 AI 칩 기판 관련 수주를 여러 건 확보한 상태다. 베트남 신규 공장 가동은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이를 근거로 모건스탠리는 삼성전기의 ABF 매출이 2030년까지 4~5배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점유율 확대의 배경으로는 기술 난도 상승이 거론됐다. 새로운 ASIC 칩은 크기와 층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고, 여러 칩을 하나로 연결하는 멀티 칩렛(multi-chiplet) 설계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전력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ABF 기판 안에 MLCC를 내장하는 방식도 늘어나는 추세다. 기판 설계의 복잡성이 높아질수록 기술 대응력을 갖춘 업체의 점유율이 확대된다는 논리다.

모건스탠리는 2028년부터 유리 기판이라는 새로운 제품 사이클이 시작될 수 있다고도 봤다. 실리콘 커패시터와 ABF 가격 사이클이 당초 예상보다 강하고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도 함께 제시됐다.

모건스탠리는 삼성전기의 ABF 매출이 2030년까지 4~5배 늘어날 수 있다고 봤다. AI 칩 설계 복잡성 증가, 멀티 칩렛 확산, ABF 내 MLCC 내장 증가가 점유율 확대를 뒷받침한다는 분석이다.

AI 매출 비중 2026년 20%→2027년 31% — 이익 구조의 체질 변화

삼성전기의 AI 관련 매출 비중은 2026년 20%에서 2027년 31%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1년 사이 AI 관련 매출이 두 배 이상 늘어나는 셈이다.

마진이 높은 AI 제품 비중이 커지면 경기 흐름에 따라 오르내리는 단기적 이익이 아니라 지속성 있는 이익 성장이 가능해진다. 모건스탠리는 이것이 더 높은 밸류에이션 배수(멀티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익의 질이 달라지면 시장이 기업에 부여하는 가치도 달라진다는 논리다.

삼성전기의 이익 구조가 AI 사이클에 연동되는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투자 의견은 단순한 단기 주가 반등 기대와는 결이 다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밸류에이션 분석 — 현재 P/E 18배, 과거 고점은 30배

모건스탠리가 현 시점을 매수 기회로 판단한 또 다른 근거는 밸류에이션이다. 2028년 예상 주가수익비율(P/E)은 18배 수준으로, EPS 성장률이 과거보다 강한 상황임에도 과거 고점인 30배를 크게 밑돌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가장 보수적인 약세장 시나리오를 적용하더라도 상승 여력이 있다”고 밝혔다. “기본 시나리오를 적용할 경우 주가가 약 2배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했다. 이런 분석이 현재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판단이 최선호주 교체로 이어졌다. 거시경제·금융시장 변수가 투자 판단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비트코인 9000만원 구간의 3중 악재 분석에서도 관련 맥락을 확인할 수 있다.

시나리오별 목표주가 — 기본 262만원, 강세 300만원

시나리오 목표주가 주요 근거
강세 300만원 MLCC·ABF 사이클 동시 강세, AI 매출 가속
기본 262만원 2028년 예상 P/E 33배 적용, 현 주가 대비 약 2배
약세 135만원 변동성 확대 반영, 기존 약세 목표가에서 하향

새 기본 목표주가 262만원은 2028년 예상 P/E 33배를 적용한 수준이다. 강세 시나리오 목표가 300만원은 종전 수준을 유지했고, 약세 시나리오는 변동성 확대를 반영해 기존보다 낮아진 135만원으로 제시됐다. 기본 시나리오만 적용해도 현재 주가 대비 약 2배 상승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시장 반응 — 반도체 업종 전반 상승, 삼성전기 상승폭 두드러져

8월 13일 삼성전기가 15.5% 급등하는 동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각각 5~7%대 상승했다. 미국 7월 CPI가 예상치에 부합하면서 마이크론 등 미국 반도체주가 뉴욕 증시에서 올랐고, 이 영향이 국내 반도체 업종 전반으로 퍼진 결과다.

다만 삼성전기의 상승폭이 동일 섹터 내 다른 종목을 크게 앞선 것은 모건스탠리 리포트의 파급력을 보여주는 수치로 받아들여진다. 모건스탠리가 최선호주를 메모리 반도체 대표주인 삼성전자에서 부품주인 삼성전기로 전환한 것은, AI 수혜 기대가 단순 메모리 칩 영역을 넘어 수동부품·패키징 기판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시각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기의 다음 변수는 MLCC 가격 추이, 미국 ASIC 업체들의 추가 수주 여부, 그리고 베트남 공장 가동 일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모건스탠리가 제시한 기본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려면 이 세 축이 동시에 움직여야 한다.

출처: 아시아경제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