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이자카야 파산 2026년 상반기 118건 역대 최다 — 2035년 시장 31% 축소 전망

비용은 오르고 손님은 줄고 — 이자카야가 사라지고 있다

· 2026년 상반기 이자카야 파산 118건, 통계 집계 이래 최다
· 전체 파산 업체 90% 이상 직원 10명 미만 영세 사업자
· 후지경제그룹, 2035년 이자카야 시장 2019년 대비 31% 축소 전망

상반기 118건, 1989년 집계 이래 처음으로 최다 경신

일본 신용조사업체 도쿄상공리서치(TSR)가 집계한 2026년 상반기 이자카야 운영업체 파산 건수는 118건이다. 1989년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래 상반기 기준 가장 많은 수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이 자료를 보도하면서 일본 이자카야 업계의 구조적 위기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TSR은 올해 연간 파산 건수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포함해 지금까지 어느 해의 상반기보다도 많다는 점에서, 단순한 경기 침체 국면의 문제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파산 업체 10곳 중 9곳, 직원 10명 미만 소규모 사업자

파산 업체의 90% 이상은 직원이 10명 미만인 영세 사업자였다. 대형 체인보다 개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점포가 압도적으로 많은 이자카야 업종 특성을 고려하면, 이번 파산 급증은 사실상 골목 상권 이자카야의 위기다.

규모가 작을수록 식재료 조달과 인건비 협상에서 교섭력이 낮고, 가격 인상에 따른 매출 감소 충격도 직접적으로 흡수해야 한다. 대형 체인은 본사의 대량 구매로 원가를 분산할 수 있지만, 영세 이자카야는 그럴 여지가 없다.

비용은 오르고, 가격은 못 올리는 구조

이자카야 업계를 가장 크게 압박하는 것은 비용 상승이다. 맥주·위스키·일본주 등 주류 가격을 비롯해 식재료와 인건비, 임대료까지 동반 상승 중이다. 그런데 이 상승분을 판매 가격에 온전히 반영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호소다.

가격을 올리면 단골 손님의 발길이 끊길 수 있고, 안 올리면 수익성이 악화되는 구조다. 두 선택 모두 사업 지속을 어렵게 한다. 이 딜레마가 파산 급증의 직접 원인으로 지목된다.

도쿄 고토구 이자카야 쿠라노스케의 현실 — 6개월마다 50엔, 가다랑어 도매가는 3~4배

도쿄 고토구에서 약 20석 규모의 이자카야 ‘쿠라노스케’를 운영하는 마쓰바라 가즈노리는 코로나19 이후 손님은 돌아왔지만 수익성은 그만큼 회복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메뉴를 코로나19 이전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고, 약 6개월마다 가격을 50엔씩 올리고 있다.

그러나 대표 메뉴에 사용하는 가다랑어의 도매가격은 최근 2~3년 사이 3~4배 수준으로 뛰었다. 마쓰바라는 “가격을 더 올리면 사람들이 주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6개월에 50엔씩 올리는 속도로는 도매가 3~4배 상승을 따라잡기 어렵다는 의미다.

식료품 소비세 인하라는 역설적 악재

내년에 시행될 예정인 식료품 소비세 인하도 이자카야 업계에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카이치 사나에 정부는 내년 4월부터 2년간 식료품 소비세율을 현행 8%에서 1%로 낮출 계획이다.

소비세 인하 수혜가 슈퍼마켓 등 소매 식료품 부문에 집중될 경우, 이자카야 고객이 슈퍼에서 조리된 음식을 사 집에서 마시는 방향으로 소비 패턴이 이동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우려다. 정부 정책이 의도치 않게 이자카야 수요를 더욱 잠식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논리다.

“한번 자리 잡으면 되돌리기 어렵다” — 홈드링킹과 체인의 협공

업계 관계자들은 소비자들이 이자카야 대신 슈퍼마켓에서 조리된 음식을 사 집에서 술을 마시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본다. 이른바 홈드링킹 추세다. 고토 매니저는 “한번 집에서 술을 마시는 습관이 자리 잡으면 되돌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대형 외식 체인과 패스트푸드 업체와의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이자카야가 가격과 입지로 경쟁력을 유지하던 자리를, 더 낮은 단가와 더 넓은 점포망을 가진 체인이 잠식하고 있다. 과거 일본 직장 문화에서 일상이던 2차·3차 음주 문화 자체가 약해진 것도 이자카야 수요 감소의 배경으로 꼽힌다.

2035년 이자카야 1.1조엔 vs 패스트푸드 5.1조엔

시장조사업체 후지경제그룹은 이자카야와 로바타야키(화로구이) 시장 규모가 2035년 1조1000억엔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2019년 대비 31%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햄버거·라멘·회전초밥 등 패스트푸드 시장은 58% 성장해 5조1000억엔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후지경제그룹 전망: 이자카야·로바타야키 시장은 2035년까지 2019년 대비 31% 축소(1.1조엔), 패스트푸드 시장은 같은 기간 58% 성장(5.1조엔) 예상.
항목 이자카야·로바타야키 패스트푸드(햄버거·라멘·회전초밥 등)
2035년 예상 시장 규모 1조1000억엔 5조1000억엔
2019년 대비 변화율 −31% +58%

두 시장의 방향이 정반대로 갈린다는 점에서, 일본 외식 소비자들의 선택이 어디로 향하는지를 수치가 보여준다.

살아남는 이자카야의 조건 — ‘저렴함’이 아닌 ‘목적지’

이자카야 업계에서는 가격 경쟁 대신 가게만의 개성과 특별한 경험을 앞세우는 것이 생존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과거에는 역에서 가까운 입지, 저렴한 가격, 무제한 술(노미호다이)이 경쟁력의 핵심이었다. 지금은 독창적인 대표 메뉴, 지역 사케, 특색 있는 분위기와 서비스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외식산업 애널리스트 미와 다이스케는 “사람들이 이자카야를 떠난다기보다 수요의 형태가 달라진 것”이라며 “이제는 뚜렷한 목적을 갖고 가게를 고르는 소비자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어디서나 마실 수 있는 곳이 아니라, ‘이 집에 가야 하는 이유’가 있는 곳이어야 살아남는다는 의미다.

영세 이자카야의 파산이 역대 최다를 기록한 2026년 상반기는 일본 외식 문화의 구조적 전환점을 드러내는 지표로 읽힌다. TSR의 전망대로라면 하반기 통계는 이 흐름을 더욱 선명하게 확인시켜줄 것이다.

출처: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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