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 없어도 매일 절했다…같은 구치소의 이상한 일상
· 아침마다 절·식사 인사…응답은 끝내 없었다
· 법무부, 윤 전 대통령 처우 ‘일반 수용자와 동일’ 확인
서울서부지방법원 폭동 사태로 실형을 살고 지난 5월 만기출소한 구아무개씨가 19일 극우 유튜버 고성국씨의 채널에 출연해 수감 중 윤석열 전 대통령을 향해 매일 아침 절을 올렸다고 공개했다. 구씨는 서울구치소 15동에서 윤 전 대통령과 같은 동에 수용됐으며, 까치발을 들고 매일 운동 장면을 관찰했다고 밝혔다.
출소 석 달 만에 유튜브에 등장한 구씨
구씨는 고성국씨에 의해 “서부 자유 청년”으로 소개됐다. 고성국씨는 보수·우파 성향 시청자층을 주 독자로 하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구씨는 “지난해 1월 서부지법에 갔다가 사태에 휘말려 구속됐고, 1년 4개월형을 받아 지난 5월 만기출소했다”고 밝혔다.
출소 이후 처음으로 공개석상에서 수감 생활 전반을 증언하는 자리였다. 영상은 19일 채널에 게재됐으며, 해당 시청자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서울구치소 15동…같은 동에 수용된 두 사람
구씨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서울구치소 15동 2층에 수용돼 있었다. 구씨 자신은 같은 15동의 1층과 3층을 오가며 수감 기간을 보냈다고 했다. “제가 윤석열 대통령님 근처에 있었다. 운동하시는 모습을 거의 매일 봤다”고 그는 전했다.
층은 달랐지만 같은 동 안에 있었기 때문에 운동 시간 등 일상 장면을 목격하는 것이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까치발을 들고 봤다”는 표현은 두 공간 사이에 물리적 간격이나 가림막이 있었음을 시사한다. 발꿈치를 들어올려야 시야가 확보될 정도의 구조 속에서도 관찰을 이어갔다는 것이다.
‘아침마다 절 한 번’…반복된 의식의 세부
구씨가 공개한 수감 중 습관은 구체적이다. “맨날 아침에 일어나면 대통령님 방향으로 절 한 번 드리고 그렇게 했었다”고 그는 말했다. 말 걸기도 있었다. 고성국씨가 “‘샤우팅’도 했느냐”고 묻자 구씨는 “식사 맛있게 드시라고 했다”고 답했다.
물리적 거리와 구치소의 통제된 환경 속에서도 이 같은 행동이 수감 기간 내내 이어졌다는 점에서, 단순한 인사 이상의 심리적 의식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구씨 스스로도 이 의식이 수감 생활 전반을 관통했다고 묘사했다.
끝내 없었던 응답…”다 듣고 계시리라”
구씨는 이 모든 인사에 대해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어떤 답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고성국씨가 “윤 대통령이 혹시 답을 해줬냐”고 묻자 구씨는 “대답은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다 듣고 계시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구씨는 윤 전 대통령의 존재 자체가 수감 생활의 심리적 버팀목이 됐다고도 전했다. “(윤 전 대통령 덕분에) 조금 힘이 나고 든든하게 잘 버틸 수 있었던 것 같다”는 것이다. 응답 없는 일방향 관계가 구씨에게 어떤 정서적 역할을 했는지 드러나는 대목이다.
법무부가 공식 확인한 처우 기준과 단독 운동
윤 전 대통령의 구치소 처우와 관련해 법무부는 지난해 7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실외운동 시간과 횟수는 일반 수용자와 동일하게 진행되며, 법령에 따라 일과 중 1시간 이내로 실시된다는 내용이다. 단, “다른 수용자와의 접촉을 차단하기 위해 단독으로 실외운동이 실시되고 있다”고도 했다.
구씨의 증언은 이 방침과 교차한다. 단독 운동 원칙에도 불구하고, 같은 동 인접 층의 수용자에게는 운동 장면이 시야에 들어올 수 있는 구조였다는 점이 이번 인터뷰를 통해 간접 확인됐다. 법무부는 이 구조적 상황에 대해 별도의 설명을 내놓은 바는 없다.
‘독방 3칸 특혜’ 논란과 법무부 반박
지난 5월에는 윤 전 대통령이 독방 3칸을 단독 사용한다는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 법무부는 이를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일반 수용거실과 동일한 독거실 1개만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법무부는 “다른 수용자와 불필요한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차단막을 설치하고, 인접 거실을 수용자가 없는 공실로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독거실 1개 사용이라는 기준을 유지하면서도, 주변 공간을 비워두고 차단막까지 설치하는 방식의 관리는 인정한 것이다. 일반 수용자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공간 운영 방식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이어졌다.
서부지법 폭동 사태의 법적 경위
서부지법 폭동 사태는 2025년 1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 심사가 진행되던 날 발생했다. 일부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방법원 청사에 난입해 물리적 충돌을 빚었다. 이 과정에 가담한 다수가 형사처벌을 받았으며, 구씨는 징역 1년 4개월의 실형이 확정돼 만기까지 복역했다.
구씨는 판결 이후 항소 없이 형을 마쳤다. 5월 출소 후 석 달여 만에 유튜브 인터뷰로 처음 공개 발언에 나선 것이다. 서부지법 관련 사건은 복수의 피의자를 대상으로 재판이 진행됐으며, 행위 내용과 역할에 따라 선고 형량이 달랐다.
보수 유튜브 통해 확산…엇갈린 반응
구씨의 인터뷰는 고성국씨 채널을 통해 보수·우파 성향 시청자층을 중심으로 확산됐다. 구치소라는 제도적 공간 안에서도 특정 정치적 지지층의 결속 방식이 어떻게 유지됐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회자됐다.
반면 형사처벌을 받은 폭동 가담자가 출소 후 자신의 행동을 정치적 신념의 표현으로 재구성해 공개 인터뷰에 나선 것에 비판적인 반응도 나온다. 이번 증언은 국민의힘 비당권파 징계 소명 과정에서 이중 기준 논란이 재점화되는 상황과 맞물려, 보수 정치권 내부에서 결집과 갈등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지형을 드러내는 장면으로도 읽힌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이 전당대회 직후 청와대 회동을 통해 당정청 결집을 도모하는 움직임과 대비되는 장면으로도 분석된다는 시각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여야 양측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정치적 결집이 진행되고 있는 배경 속에 이번 인터뷰가 놓여 있다는 것이다.
출처: 한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