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코틴이 없다’는 네 글자가 소비자에게 안심 신호로 통용된다. 무니코틴 전자담배는 이름과 달리 안전을 보장하지 않으며, 라벨보다 성분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 최근 세 건의 보도가 동시에 이 구조적 허점을 드러냈다.
라벨엔 ‘무(無)’, 성분엔 ‘유(有)’
표기와 실제 성분이 일치하지 않는 제품이 유통되고 있다. 서울신문 보도에 따르면, ‘무니코틴’을 내세운 액상형 전자담배 일부에서 니코틴 또는 유사 화합물이 실제로 검출됐다. 이름만 보면 니코틴과 완전히 무관한 제품 같지만, 병 속 사정은 다를 수 있다.
문제는 성분만이 아니다. “일반 담배보다 덜 해롭다”, “금연에 도움이 된다”는 홍보 문구가 규제 밖에서 활발히 쓰이면서, 특히 10대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마케팅 언어로 작동하고 있다. ‘안전해 보이는 것’과 ‘실제로 안전한 것’은 다른 문제다.
끊으려다 두 가지를 피우게 된다
니코틴을 줄이거나 없애면 금연이 쉬워질 것이라는 기대가 항상 맞지는 않는다. 메디컬투데이 보도는 전자담배로 담배를 끊으려 했던 사람이 결국 일반 담배와 전자담배를 동시에 사용하는 ‘이중 사용’ 패턴에 빠지는 사례를 조명했다. 조사 응답자의 83.5%는 무니코틴 전자담배도 유해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소비는 줄지 않는다. ‘조금은 덜 해로울 것’이라는 심리적 허용이 제품을 손에 쥐게 만드는 것이다. 인식과 행동 사이의 이 간극은, 단순한 정보 부족의 문제가 아니다.
규제가 만든 우회로
합성니코틴에 세금과 부담금이 붙고 규제가 강화되자 시장은 빠르게 움직였다. 파이낸셜뉴스 기자수첩이 지적한 지점이 여기다. 업계는 과세 대상이 된 합성니코틴 대신 무니코틴·유사니코틴 제품으로 이동했고, 이 제품들은 현행 규제 체계의 명확한 적용 범위 밖에 놓인다. 한 문을 닫으면 다른 문이 열리는 구조가 반복되는 셈이다.
이름만으로는 어떤 화합물이 들어 있는지 판별하기 어렵다. ‘무니코틴’이라는 표기 자체가 법적으로 성분을 보증하는 기준이 아닌 상황에서, 소비자는 이름을 믿는 수밖에 없는 상태에 놓인다.
핵심은 이름이 아니라 성분이다
‘무(無)’ 한 글자가 만드는 오인 효과는 표기 실수가 아니다. 소비자가 스스로 ‘위험하지 않은 선택’으로 분류하도록 유도하는 마케팅의 언어다. 성분 검증을 라벨 표기 이전에 의무화하고, 무니코틴 제품에도 청소년 접근을 제한하는 동일 수준의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금 소비자가 할 수 있는 현실적인 한 가지는 분명하다. 제품 이름을 믿지 말고 성분표를 직접 확인하는 것, 그것이 출발점이다.
자주 묻는 질문
무니코틴 전자담배는 정말 니코틴이 없나요?
라벨과 달리, 일부 '무니코틴' 표기 제품에서 니코틴 또는 유사 화합물이 실제로 검출된 사례가 보고돼 있습니다. 표기가 성분을 보증하지 않으므로 구매 전 성분표를 직접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니코틴 전자담배를 금연 보조 수단으로 써도 되나요?
전자담배를 금연 도구로 사용하다가 일반 담배와 함께 쓰는 '이중 사용'에 빠지는 패턴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금연이 목표라면 의료기관 상담을 먼저 받을 것을 권장합니다.
무니코틴 전자담배도 청소년 판매 규제를 받나요?
현행 법령에서 무니코틴 제품은 일반 담배·합성니코틴 제품보다 규제가 느슨한 경우가 있어, 청소년 접근 차단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합성니코틴 규제 이후 무니코틴 제품이 늘어난 이유는 무엇인가요?
합성니코틴에 세금과 규제가 강화되자 업계가 규제 밖에 있는 무니코틴·유사니코틴 제품으로 신속히 이동했기 때문입니다. 규제가 한 문을 닫으면 인접 시장이 열리는 구조적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