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민주당이 흉한 걸 끼워넣었다’…공소기각 전말
· 야권 ‘이재명 재판 5건 소급 적용 의도’ 주장
· 서영교 ‘헛소리’…여야 법사위 정면충돌
법사위원장 대안에 담긴 공소기각 신설 조항
30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형사소송법 개정안(법제사법위원장 대안)에는 당초 더불어민주당 태스크포스(TF)안에는 없던 조항이 막판에 추가된 것으로 확인됐다. 형사소송법 제327조(공소기각의 판결)에 제2·3호를 신설하는 내용이다.
신설 조항의 내용은 두 가지다. △중대한 위법수사에 기하여 공소가 제기되었을 때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하여 공소가 제기되었을 때 — 이 두 경우에 법원이 판결로써 공소기각을 선고하도록 규정했다. 기존 형사소송법 제327조에 이미 열거된 공소기각 사유에 두 항목이 추가된 형태다.
이번 개정안의 전체 골격은 수사·기소 분리에 따른 검사 수사권 폐지(검사 부분 삭제, 증거 관련 권한의 의견제시권으로 약화), 검사의 보완수사요구권 강화, 시정조치요구·재수사요구 정비, 검사의 사실관계 확인권 신설(재판 증거로 사용 불가) 등이다. 공소기각 조항은 이 구조에 얹힌 추가 내용이다. 해당 법안의 법사위 의결 과정은 보완수사권 폐지 법사위 의결 경과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동훈 “이재명 대통령 위한 입법”…야권 비판 집중
가장 먼저 공세를 편 건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었다. 특수부 검사와 법무부 장관을 역임한 한 의원은 지난 29일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대통령을 위한 입법”이라며 “대한민국이 권력자 1인을 위해서 사법시스템을 망치는 나라여서는 안 되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2시, 한 의원은 페이스북에도 입장을 올렸다. “민주당이 흉한 걸 또 형사소송법에 끼워넣었다”라며 “이재명 대북송금 뇌물사건 무죄 가능성이 없고, 공소취소도 여의치 않으니, 민주당 단독으로 새로 공소기각법 만들어서 법원 압박해서 억지로 여기 끼워맞춰 공소기각 판결 받아보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의원은 공소취소와 공소기각을 구분하며, 민주당이 ‘우회로’를 택했다는 논리를 폈다.
박충권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이를 “이 대통령의 재판을 취소하기 위한 공소 기각 사유 확대라는 독소 조항을 끼워 넣었다”라고 규정했다.
주진우 “기준도 없고 경과규정도 없다”…법리 비판
검사 출신의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법리 측면의 비판을 집중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이 이재명 대통령 사건에 붙여 온 ‘조작수사·조작기소’ 주장을 그대로 법조문에 옮긴 것”이라고 썼다.
조항 문구의 모호성도 문제로 짚었다. “무엇이 ‘중대한’ 위법이고, 어느 정도가 ‘현저한’ 일탈인지 기준도 없다”라며 “위법수집증거 배제와 공소권 남용 법리가 이미 있는데도, 실체적 판단 없이 재판 자체를 끝낼 별도의 길을 만든 것”이라고 비판했다. 현행 법리로 이미 대응 가능한 상황에서 굳이 별도 조문을 신설한 의도를 묻는 논리다.
주 의원이 특히 집중한 지점은 경과규정 부재였다. 현재 법원에 계속 중인 재판을 제외하는 경과규정이 없다는 점을 들어 “이재명 대통령 재판에도 소급하여 적용하겠다는 속셈”이라며 “법원이 공소를 기각하도록 우회로를 만든 것이다. 입법권으로 대통령 개인의 형사재판을 지우려는 시도”라고 의심했다.
SBS·TV조선, 공소기각 조항 잇따라 단독 보도
주요 방송사도 이 조항을 주목했다. SBS는 29일 ‘8뉴스’에서 <단독 ‘공소기각 사유’도 확대…중대한 위법사유 등 추가>를 보도했다. 주시은 앵커는 앵커 멘트에서 “민주당은 기존 사유를 세분화했을 뿐이라는 입장이지만, 보수 야권에서는 이재명 대통령 재판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라고 설명했다.
SBS 리포트는 “보수 야권에서는 민주당 측이 중단된 이 대통령과 관련한 형사 재판 5건을 염두에 두고, 공소 취소가 여의치 않으니 법원을 압박해서 공소 기각 판결을 받으려는 장치라는 주장이 나왔다”라고 전했다.
TV조선도 같은 날 ‘뉴스9’에서 <또 나온 ‘공소기각’…막판에 끼워넣었다>를 보도했다. 윤정호 앵커는 “논란이 컸던 형사소송법 개정안 최종안을 보니 당초 민주당 TF안에는 없던 내용이 추가됐다”라고 지적했다. 두 방송이 각자 단독 보도 형식으로 공소기각 조항을 조명하면서, 논란은 입법부 바깥으로도 번졌다.
핵심 쟁점: 소급 적용 가능성과 조항 모호성
야권이 제기하는 쟁점은 두 가지로 집약된다.
첫 번째는 소급 적용 문제다. 이재명 대통령과 관련한 형사 재판 5건이 현재 법원에서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개정안에 진행 중인 재판을 제외하는 경과규정이 없다면 신설 조항이 해당 재판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논리다. 통상 법령을 개정할 때 기존 사건에 미치는 영향을 차단하기 위해 경과규정을 두는 것이 일반적인 입법 관행으로 여겨진다.
두 번째는 조항 문구의 모호성이다. ‘중대한 위법수사’와 ‘소추재량권의 현저한 일탈’은 법원의 해석 재량이 광범위하게 작동할 수 있는 표현이다. 형사소송법상 위법수집증거 배제 원칙과 공소권 남용에 따른 공소기각 법리가 이미 판례로 확립돼 있다는 점에서, 실체적 심리 없이 재판 자체를 종결하는 별도 경로를 만들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 반박 “전문화이지 범위 확대가 아니다”
더불어민주당 법사위원들은 30일 오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야권의 비판에 반박했다. 박은정 의원은 이번 조항에 대해 “공소기각 범위 확대가 아니라 전문화”라는 입장을 제시했다. 기존 법리상 인정되던 사유들을 조문에 명시적으로 정리한 것이지, 새로운 기각 사유를 창설한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민주당은 이번 형사소송법 개정안 전체가 수사·기소 분리 원칙에 따른 검찰 개혁 입법의 연장선이라고 강조했다. 보완수사요구권 강화, 검사 수사권 폐지 등의 조항과 함께 공소기각 조항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영교 “헛소리…검사 때 하던 짓 하고 있다”
법제사법위원장인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야권 비판에 강경하게 대응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과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 등의 발언에 대해 “헛소리”라며 “검사 때 하던 짓을 하고 있다”라고 반박했다.
한동훈 의원은 특수부 검사·법무부 장관 출신이고, 주진우 의원은 검사 출신이다. 서 위원장의 발언은 검찰 출신 야권 의원들이 법안의 취지와 무관하게 정치적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는 반론으로 풀이된다.
여야 입장 비교
| 항목 | 민주당 | 국민의힘·야권 |
|---|---|---|
| 조항 성격 | 기존 사유의 전문화·명문화 | 새로운 공소기각 사유 확대 |
| 이재명 재판 연관성 | 검찰 개혁 입법, 무관 | 재판 5건 소급 적용 의도 |
| 조항 목적 | 수사·기소 분리 후속 정비 | 법원 압박 우회로 마련 |
| 경과규정 | 별도 언급 없음 | 부재로 소급 적용 우려 |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30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상태다. 경과규정 포함 여부, ‘중대한’·’현저한’ 등 모호한 기준 문구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요구, 그리고 야당의 추가 대응 방식 등을 둘러싼 공방은 본회의 처리 과정에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출처: 미디어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