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스 로보택시 상용화 첫 승인, 운전대·페달 없는 자율주행차 미국 공도 허용

운전대도 페달도 없다…아마존의 차가 공공도로를 달리기 시작한다

· NHTSA, 죽스에 기존 자동차 안전 기준 면제 첫 승인
· 라스베이거스서 유료 로보택시 서비스 본격 개시 예정
· 안전단체 ‘오작동 시 탑승자 제어 불가’ 강하게 반발

미국 정부가 운전대와 페달이 없는 완전 자율주행 로보택시의 공공도로 상업 운행을 처음으로 공식 허가했다. 아마존의 자율주행 자회사 죽스(Zoox)가 그 첫 수혜자다.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기존 인간 운전자 중심의 안전 기준 자체를 면제해 준 것은 업계 최초 사례로, 로보택시 상용화 논의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NHTSA의 파격 결정…기존 안전 기준 면제 첫 사례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죽스에 내린 이번 승인의 핵심은 ‘면제’라는 단어에 있다. 기존 자동차 안전 규정은 인간 운전자를 전제로 설계돼 있다. 운전대, 백미러, 제동 페달이 반드시 갖춰져 있어야 하고, 이를 기반으로 제동·충돌 성능을 검증받아야 한다. 죽스는 이 틀 자체를 면제받은 첫 업체가 됐다. 기존의 인간 운전자 중심 규정에서 벗어나 로보택시가 상용화 승인을 받은 것은 업계 최초다.

조너선 모리슨 NHTSA 국장은 “매우 독특하고 혁신적인 디자인이며, 기존 규정을 준수하는 제동 시스템만큼 안전한 제동 시스템을 갖추고 있음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당국의 판단 논리는 분명하다. 인간 운전자를 위한 물리적 인터페이스가 없더라도, 차량이 기능적으로 동등 이상의 안전 수준을 달성했다면 기존 규정의 형식 요건은 면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논리가 향후 유사 차량 심사에서 선례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운전대도 페달도 없다…설계의 함의와 논란

죽스의 로보택시에는 운전대, 백미러, 가속·제동 페달이 없다. 인간 운전자가 탑승해 물리적으로 개입하는 상황을 처음부터 상정하지 않은 설계다. 기존 자율주행 또는 반자율주행 차량과 결정적으로 다른 지점이 여기 있다. 그간 자율주행 시스템을 탑재한 차량들도 시스템 이상 시 운전자가 핸들을 직접 잡거나 브레이크를 밟아 개입할 수 있는 물리적 구조를 유지해 왔다. 죽스의 로보택시에서는 그 ‘마지막 선택지’가 사라진다.

이는 기술적 신뢰의 완성형이자, 동시에 소비자 단체가 가장 강하게 문제 삼는 지점이기도 하다. 시스템이 모든 것을 책임지는 구조인 만큼, 시스템이 오작동했을 때의 위험이 고스란히 탑승자에게 귀결된다는 논리다.

항목 기존 인간 운전자 기준 죽스 로보택시
운전대 필수 없음
제동·가속 페달 필수 없음
백미러 필수 없음
탑승자 물리적 개입 가능 불가
당국 보고 요건 일반 수준 강화된 초기 보고

라스베이거스 첫 출발…유료 서비스 시동

죽스는 라스베이거스를 시작으로 유료 승차 서비스를 본격 개시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출시 시점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이번 NHTSA 승인이 상업 서비스의 핵심 관문이었다는 점에서 출시가 임박했다는 신호로 업계는 받아들이고 있다. 라스베이거스는 미국에서 자율주행 시험 운행이 상대적으로 활발하게 이뤄져 온 도시로, 관련 규제 환경이 어느 정도 정비된 지역으로 꼽혀왔다.

아마존이 죽스를 통해 소비자 대상 유료 라이드 서비스 시장에 직접 진입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이번 라스베이거스 출시는 단순한 시험 운행의 연장이 아니라 본격적인 사업 선언으로 읽힌다. 자율주행 모빌리티를 둘러싼 경쟁 구도에 아마존이라는 대형 변수가 등장한 셈이다.

‘혁신 허용, 책임은 강화’…조건부 승인의 구조

NHTSA는 죽스에 승인을 내리면서 동시에 일반 차량 제조사보다 훨씬 방대한 초기 보고 요건을 부과했다. 이상 징후가 발생하면 당국에 즉각 보고해야 하며, 운행 데이터 제출 의무도 일반 기준보다 엄격하게 설정됐다. 기술 혁신을 허용하되, 그에 상응하는 높은 수준의 투명성과 데이터 공개를 요구하는 구조다.

당국은 특히 무인 차량이 응급 구조 업무를 방해하거나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사례에 대해 강도 높은 경고를 붙였다. 기준에 미달할 경우 승인 자체를 철회하겠다는 방침도 공식화됐다. 자율주행 차량과 응급 차량의 충돌 문제는 이미 미국 주요 도시에서 쟁점으로 부각된 바 있어, 이에 대한 당국의 경계심이 이번 승인 조건에 직접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단체의 경고…”오작동 시 탑승자는 속수무책”

승인 소식이 공개되자 소비자 안전 단체들은 즉각 반발했다. 고속도로·자동차 안전 연합의 피터 커독은 “시스템의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차량에 탑승한 사람들이 오작동이 발생하더라도 이를 제어할 방법이 전혀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 밝혔다.

피터 커독(고속도로·자동차 안전 연합): “시스템의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오작동이 발생해도 탑승자가 이를 제어할 방법이 전혀 없다는 것이 문제다.”

안전 단체의 우려는 두 층위로 나뉜다. 첫째, 공공도로에서의 안전성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충분히 검증됐는지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 둘째, 운전대와 페달의 부재로 인해 탑승자가 긴급 상황에서 물리적으로 개입할 수단이 아예 없다는 것이다. 규제 당국이 기술 혁신의 속도에 발맞춰 승인을 내렸다면, 소비자 단체는 그 속도가 안전 검증을 앞질렀다고 보는 셈이다.

업계 첫 사례의 파장…자율주행 규제 지형이 바뀔 수 있다

이번 NHTSA의 결정이 지닌 의미는 죽스 한 회사에 그치지 않는다. ‘안전 기준 면제 + 강화된 보고 의무’ 조합이 완전 자율주행 차량 규제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 잡을 경우, 다른 업체들의 유사 신청이 뒤따를 가능성이 있다. NHTSA는 이번 결정의 잣대를 기준으로 이후 사례들을 심사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반면 초기 운행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업계 전체에 규제 역풍이 불 수 있다. 완전 자율주행 차량의 사고는 해당 업체를 넘어 업계 전반의 규제 환경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해 온 경향이 있다. 죽스의 라스베이거스 운행이 안정적으로 이어질수록 미국 자율주행 상용화의 속도는 빨라질 것이고, 반대의 경우 규제 강화 압력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규제 당국은 기술 혁신을 뒷받침하는 한편 기준 미달 시 승인 철회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을 명확히 했다. 죽스의 라스베이거스 첫 운행이 자율주행 시대의 실질적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지, 아니면 새로운 규제 논쟁의 도화선이 될지는 상업 운행 초기 몇 달의 실적이 가를 것으로 보인다.

출처: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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