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 증조부 친일 논란 계기로 ‘친일파 스캐너’ 사이트 등장…본관 입력으로 독립유공자·친일 인물 조회

내 본관에도 있을까…’친일파 스캐너’가 보여주는 것

· 하영 증조부 친일 논란 후 ‘친일파 스캐너’ 사이트 온라인 확산
· 성씨·본관 입력 시 독립유공자·친일 인물 공공 기록 동시 제공
· 사이트, 연좌제 금지 원칙 명시…순흥 안씨엔 안창호·안중근도

배우 하영의 증조부 안상호가 친일반민족행위자로 확인된 뒤 과거사에 대한 온라인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성씨와 본관을 입력해 같은 본관의 독립유공자와 친일 인물을 한눈에 조회할 수 있는 ‘친일파 스캐너’ 사이트가 등장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17일 IT업계에 따르면 해당 서비스는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에서 빠르게 공유되고 있다.

성씨와 본관 두 항목 입력…작동 방식

서비스 구조는 단순하다. 이용자가 성씨와 본관을 입력하면, 해당 본관에 속한 역사 인물 중 국가가 공인한 독립유공자와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결정한 친일반민족행위자 명단을 나란히 보여준다.

한국의 성씨 체계에서 본관은 같은 성씨라도 시조의 출신 지역이나 계보에 따라 수십에서 수백 개로 나뉜다. 예컨대 ‘김씨’만 해도 김해 김씨, 경주 김씨, 광산 김씨 등 본관이 다양하다. 이 서비스는 성씨와 본관을 함께 입력해야 특정 씨족 계통의 역사 인물을 좁혀서 볼 수 있도록 한 구조다. 이용자가 별도의 로그인이나 개인정보를 입력하지 않아도 결과를 확인할 수 있어 진입 문턱이 낮다.

사이트 측은 이 서비스가 “사망한 역사 인물의 국가 공인 공개 기록을 본관 기준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본관 표기에 오류가 있을 경우에는 정정 요청도 받고 있다고 안내했다.

세 가지 공공 기록을 활용한 데이터 구조

사이트가 활용하는 자료는 세 가지다. 첫째는 국가보훈부 공훈전자사료관의 공적정보다. 공훈전자사료관은 국가보훈부가 운영하는 독립유공자 공훈 기록 데이터베이스로, 국가가 공식 서훈한 독립유공자의 공적 내용이 담겨 있다.

둘째는 독립기념관이 편찬한 한국독립운동인명사전의 기본정보다. 셋째는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결정한 친일반민족행위자 1,006명의 명단이다.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는 2005년 제정된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에관한특별법에 따라 구성된 기구로, 일제강점기 친일 행위를 조사해 대상자를 결정했다.

세 자료 모두 국가기관 또는 공공기관이 이미 공개한 기록이다. 이 사이트가 민간 차원에서 특정 인물을 새로 친일파로 지정하거나 독립유공자로 인정하는 구조가 아니라, 기존 공공 데이터를 본관이라는 분류 기준으로 재정렬해 검색할 수 있게 한 서비스다.

순흥 안씨 검색 결과: 독립유공자 25명, 친일 인사 3명

하영의 본관인 순흥 안씨를 입력했을 때 나오는 결과는 독립유공자 25명, 친일반민족행위자 3명이다. 독립유공자 명단에는 도산 안창호 선생과 안중근 의사가 포함돼 있다. 두 인물 모두 한국 근현대사에서 독립운동의 상징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친일 인사 목록에는 하영의 증조부 안상호를 비롯해 안석주, 안익태 3명이 확인된다. 같은 본관 안에 독립운동의 대표 인물과 친일반민족행위자가 함께 속해 있다는 결과다.

구분 인원 주요 인물(예시)
독립유공자 25명 안창호, 안중근 포함
친일반민족행위자 3명 안상호, 안석주, 안익태

이 같은 결과는 하나의 본관이 수십만 명 규모의 구성원을 포함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통계적으로 이례적인 것이 아니다. 같은 본관 내에서도 독립운동에 헌신한 인물과 친일 행위를 한 인물이 동시에 존재하는 사례는 여러 씨족에서 나타날 수 있다.

“같은 본관이 혈연은 아니다”…연좌제 금지 원칙 명시

사이트가 검색 결과와 함께 안내하는 핵심 원칙은 두 가지다. 첫째, 검색 결과는 같은 본관이라는 사실을 나타낼 뿐 직계 혈연관계나 촌수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사이트는 “하나의 본관에는 수십만 명 이상의 구성원이 있을 수 있다”고 명시했다.

“조상의 행적은 후손 개인의 책임과 무관하다(헌법 제13조 제3항 연좌제 금지의 취지)” — 친일파 스캐너 사이트 공지

둘째, 법적 책임의 문제다. 사이트는 “조상의 행적은 후손 개인의 책임과 무관하다”며 헌법 제13조 제3항의 연좌제 금지 취지를 직접 인용했다. 한국 헌법 제13조 제3항은 모든 국민이 자기 행위가 아닌 친족의 행위로 인해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않는다는 원칙을 규정하고 있다.

본관이 같은 역사 인물이 친일 인사로 검색되더라도, 현재 후손에게 도덕적·법적 책임이 부과되지 않는다는 점을 사이트 자체가 이용자에게 먼저 안내하는 셈이다. 검색 결과를 오용하거나 현재 인물에 대한 낙인으로 해석하지 말라는 취지로 읽힌다.

하영 증조부 논란, 사이트 등장의 직접 배경

이 사이트가 대중의 관심을 받게 된 직접적인 배경은 배우 하영의 증조부 안상호의 친일 행적이 공개적으로 확인된 사건이다. 안상호는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결정한 1,006명 명단에 포함된 인물이다.

이 논란을 둘러싼 반응은 다양했다. 김구 선생의 증손자는 하영에 대해 “앞으로 행동에 따라 국민 평가가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으며, 증조부 친일 행적의 공식 확인 경위와 관련 반응의 자세한 내용은 김구 증손자 발언과 하영 증조부 친일 행적 공식 확인 보도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하영 사례가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면서 자신의 본관에도 친일 인물이 있는지 확인하려는 관심이 자연스럽게 이어졌고, 이것이 ‘친일파 스캐너’ 사이트가 빠르게 퍼지는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커뮤니티 중심 확산…오용 우려도 제기

해당 사이트는 포털 서비스나 언론 보도보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먼저 퍼진 것으로 알려졌다. 성씨와 본관만 입력하면 결과가 나오는 단순한 접근 방식이 공유를 용이하게 한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가 퍼지면서 일부에서는 검색 결과를 현재 생존 인물에 대한 낙인으로 오용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반응도 나온다. 사이트가 연좌제 금지 원칙을 검색 결과와 함께 명시적으로 안내한 것은 이 같은 오해를 미리 차단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본관 표기 오류가 있을 경우 정정 요청을 받고 있다는 안내도, 데이터 신뢰성에 대한 이용자 참여를 열어둔 운영 방식이다. 사이트가 일방적으로 데이터를 확정하는 구조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공공 정보 접근성 확대…서비스 성격과 범위

이번 서비스는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의 명단과 국가보훈부·독립기념관의 공훈 자료가 이미 공개돼 있음에도 일반 이용자가 각각의 기관 사이트를 오가며 검색해야 했던 번거로움을 성씨·본관 통합 검색으로 간소화한 것이다. 데이터 자체가 새로 생산된 것이 아니라, 기존 공개 데이터의 접근성을 높인 구조다.

다만 서비스가 보여주는 정보는 각 공공기관이 현재 공개한 기록에 한정된다. 검색 결과에 나타나는 인물은 앞서 언급한 세 가지 공공 기록에 등재된 인물만을 대상으로 하며, 같은 본관의 모든 역사 인물이 망라되는 것은 아니다. 공공 기록 자체에 오류나 누락이 있는 경우도 배제할 수 없어, 정정 요청 창구의 실질적 운용 여부가 서비스 신뢰도를 좌우하는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출처: 연합뉴스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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