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직원 주택자금대출 60억원 — 연 3.5% 우대 금리에 형평성 논란

DSR에도 안 잡히는 중앙은행 직원 전용 대출, 왜 논란인가

· 한은 직원 150명이 총 59억6천만원 사내 주택자금대출 이용 중
· 시중 주담대 평균보다 0.8%p 낮은 연 3.5% 금리 적용
· DSR 미반영·규제 강화 시기 맞물려 형평성 비판 부상

한국은행 직원 150명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시중 주택담보대출보다 낮은 금리의 사내 주택자금대출을 이용 중인 것으로 국회에 제출된 자료를 통해 확인됐다. 총 잔액이 59억6천만원에 달하는 가운데, 정부의 고강도 가계대출 규제가 진행 중인 시점과 맞물리면서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구입자금 122명·임차자금 28명…총 잔액 59억6천만원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한은 주택자금대출 이용 직원은 총 150명, 대출 잔액 합계는 59억6천만원으로 집계됐다.

대출 종류는 주택 구입자금과 임차자금으로 나뉜다. 구입자금 대출을 이용 중인 직원은 122명으로 전체의 81%를 차지하며, 잔액은 48억원이다. 임차자금 대출은 28명이 이용 중이고 잔액은 11억5천만원이다. 1인당 평균 대출액은 구입자금 3,940만원, 임차자금 4,120만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적용 금리 연 3.5%…예금은행 평균보다 0.8%p 낮아

올해 상반기 한은이 적용한 주택자금대출 금리는 연 3.5%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공시된 같은 기간 예금은행의 신규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는 연 4.3%로, 한은 사내대출이 0.8%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20년 만기 원금균등 분할상환 구조에서 금리 0.8%p 차이는 초기 이자 부담을 낮추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총 이자 부담에서 발생하는 차액도 단순 계산 이상의 실질적 혜택이 된다는 점에서, 일반 대출자와의 조건 격차가 적지 않다는 시각이 있다.

지원 조건 — 근속 1년 이상 무주택 직원, 5천만원 한도

한은은 근속기간 1년 이상인 무주택 직원이 주택을 구입하거나 임차할 경우 최대 5천만원 한도의 주택자금대출을 지원하고 있다. 구입자금은 20년 만기 원금균등 분할상환 방식, 임차자금은 임대차 계약 종료 시 원금을 일시 상환하는 방식으로 각각 운영된다.

무주택 조건을 전제로 하는 만큼 다주택자는 원칙적으로 대상에서 제외된다. 한도 5천만원은 1인당 평균 대출액(구입자금 3,940만원, 임차자금 4,120만원)과 비교했을 때 상당수 이용자가 한도에 근접하게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DSR 산정에 잡히지 않는 구조…추가 대출 여지

이번 논란을 키우는 또 다른 요소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과 관련된 구조적 특성이다. DSR은 대출자의 전체 부채 상환 능력을 평가하는 핵심 규제 지표로, 현재 금융권에서 광범위하게 적용된다.

한은 내부 대출은 개인신용평가회사와 공유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일반 금융권 대출과 달리 DSR 산정에 직접 반영되지 않는다. 즉, 직원이 사내대출을 이용한 뒤 별도로 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을 신청할 경우, 금융회사가 해당 직원의 실제 부채 수준을 충분히 파악하기 어려운 구조가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은 사내대출이 DSR 산정에서 제외되는 구조는, 직원이 추가 금융권 대출을 받을 때 실제 부채 수준이 과소 반영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제도적 허점으로 지목된다.

규제 강화 속 불거진 형평성 비판

이번 자료가 공개된 시점은 정부가 가계부채 억제를 목적으로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시기다. 시중 은행들은 대출 한도 축소, 심사 강화, 금리 인상 등을 잇달아 시행 중이어서 일반 차주의 대출 접근성이 이전보다 낮아진 상황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중앙은행인 한은이 직원들에게 시중금리보다 낮은 조건의 사내대출을 운영하는 것이 형평에 어긋난다는 비판이 일부에서 제기됐다. 앞서 일부 공공기관이 직원들에게 고액·저금리 사내대출을 제공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유사한 논란이 벌어진 전례가 있어, 이번 공개가 같은 맥락의 문제 제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금융당국, 민간 사내대출에도 관리 강화 권고

금융당국은 최근 민간 기업에도 사내대출 관리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 권고 내용은 1순위 근저당권 설정, 원리금 분할상환 방식 도입, 다주택자 대출 제한 등이다. 자율 도입 방식이지만 사내대출 전반에 대한 관리 필요성을 공식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은의 경우 구입자금 대출에 원금균등 분할상환 방식이 이미 적용돼 당국 권고 방향과 일치하는 부분도 있다. 그러나 임차자금의 계약 종료 시 일시 상환 방식, DSR 비반영 구조 등은 추가 검토 여지가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한은 입장과 향후 논의 과제

한국은행은 이번 자료 공개 이후 별도의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사내 주택자금 지원 제도는 공공기관과 대기업 등 다수 고용주가 운영하는 복지 제도로, 그 자체가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중앙은행이라는 기관의 성격, 최근의 가계대출 규제 기조, DSR 비반영 구조 등이 겹치면서 제도 운영의 투명성과 형평성에 대한 논의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상훈 의원실이 관련 자료를 공론화한 만큼, 국회 차원의 추가 논의 가능성도 열려 있다.

출처: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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