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가 절반으로 내려앉은 비트코인, 반등 신호는 나왔다
· 호르무즈 협상 교착·Fed 매파 발언·클래리티법 지연 등 악재 중첩
· 미국 현물 ETF 자금 재유입·고래 매집은 반등 기대 근거
비트코인(BTC)이 9000만원선 안팎에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사상 최고치 1억7900만원대를 찍은 뒤 절반 수준으로 내려앉은 채 등락을 거듭하는 모습이다. 12일 오후 11시 40분 기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전날보다 7만1000원(0.08%) 오른 8971만원에 거래됐다. 낙폭을 대부분 회복하며 보합권에 머물렀지만 9000만원선 복귀에는 이르지 못했다. 코인마켓캡에서도 0.46% 하락한 6만3695달러를 기록하며 6만3000달러대에 머물렀다.
호르무즈 해협 협상 교착 — 유가에 불을 붙이다
이번 하락 압박의 직접적 도화선은 호르무즈 해협 상황이다. 미국과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통항 재개를 놓고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합의가 도출되지 않고 있다. 협상 중재를 맡은 파키스탄 측은 양국이 합의에 근접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란은 미국이 태도를 바꾸고 자국의 조건을 수용하기 전까지 해협을 열지 않겠다는 강경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다. 통항 차질이 장기화할 경우 국제유가 상승이 물가를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에 퍼지고 있다. 이미 이날 브렌트유 선물은 전 거래일 대비 1.4% 오른 배럴당 88.91달러,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1.3% 상승한 배럴당 83.20달러에 마감했다.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우려로 이어지면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가 약해지고, 비트코인 같은 위험자산에는 추가적인 하방 압력이 가해지는 연쇄 구조다.
7월 CPI — 3.4% 상승, 충격은 제한적
같은 날 발표된 미국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우려보다 양호한 수준으로 나왔다. 미국 노동부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7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4% 상승했다. 6월(3.5%)에 비해 상승 폭이 줄었고, 전월 대비로는 0.1% 올랐다.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2.5% 상승해 6월(2.6%)보다 낮아졌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0.2%였다. 7월 CPI는 시장 전망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평가됐다.
고용지표도 부진했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7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전월보다 2만3000명 감소했다. 물가와 고용 둘 다 둔화 흐름을 보이면서 급격한 금리인상 우려는 다소 완화됐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비트코인의 상승 동력을 되살리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연준 불확실성 — ‘매파적 동결’이 남긴 그림자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연준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연 3.5~3.75%로 동결했다. 그러나 위원 3명이 반대표를 던지면서 시장은 이를 ‘매파적 동결’로 해석했다. 당시 동결에 찬성했던 리사 쿡 연준 이사마저 최근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했다.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재차 부각되는 이유다. 금리인상 기대가 재부상하면 위험자산 전반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된다.
클래리티 법 처리 9월 이후로 — 제도화 기대 후퇴
가상자산 시장의 제도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를 모아온 ‘클래리티 법’의 처리도 지연됐다. 클래리티 법은 가상자산을 증권과 상품으로 분류하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감독 권한을 구분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법안이 통과되면 가상자산의 법적 지위가 명확해져 기관 투자자의 시장 참여를 촉진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관련 윤리 조항을 둘러싼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법안 처리가 9월 이후로 미뤄졌다. 제도화 기대가 후퇴하면서 기관 자금 유입에 대한 낙관론도 함께 약해졌다.
스트래티지 2주 연속 매도 — 3328개, 총 약 2억1333만달러
비트코인 대규모 보유 기업으로 알려진 스트래티지의 연속 매도도 투자심리를 흔들었다. 스트래티지는 7월 27일부터 8월 2일까지 비트코인 1638개를 약 1억473만달러에 매도했다. 이어 8월 3일부터 9일 사이에도 1690개를 약 1억860만달러에 추가로 팔았다. 두 차례 매도를 합산하면 3328개에 달한다.
스트래티지는 연내 비트코인 매입을 재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투자은행 캔터 피츠제럴드는 이에 맞춰 스트래티지 목표주가를 212달러에서 186달러로 내렸고, 비트코인 목표가도 11만1000달러에서 9만800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 변수 | 내용 | 시장 영향 |
|---|---|---|
| 호르무즈 해협 | 미·이란 협상 교착, 이란 강경 입장 유지 | 유가 상승→인플레 우려→금리인하 기대 약화 |
| 7월 CPI | 전년 대비 3.4% 상승 (6월 3.5%에서 둔화) | 시장 전망 부합, 충격 제한적 |
| 연준 FOMC | 금리 동결 3.5~3.75%, 반대표 3명 | ‘매파적 동결’ 해석, 인상 우려 잔존 |
| 클래리티 법 | 윤리 조항 합의 실패로 9월 이후 처리 | 제도화 기대 후퇴, 기관 유입 낙관론 약화 |
| 스트래티지 매도 | 2주간 3328개 매도 (약 2억1333만달러) | 투자심리 위축, 캔터 목표가 하향 |
반등 기대도 공존 — 현물 ETF 유입과 고래 매집
악재가 겹치는 가운데서도 반등 기대를 뒷받침하는 신호가 동시에 감지되고 있다. 미국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로 자금이 다시 유입되고 있으며, 시장에서는 대규모 보유자를 뜻하는 ‘고래’들의 매집세도 나타나고 있다고 전해진다. 현물 ETF는 기관 투자자의 시장 참여 창구로 여겨지는 만큼, 자금 유입은 중장기 수요 신호로 해석된다.
스트래티지의 연내 재매입 선언도 긍정 신호로 거론된다. 캔터 피츠제럴드가 목표가를 9만800달러로 제시한 것은 현재 가격(약 6만3000달러)보다 높은 수준으로, 중기 상승 여력이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7월 CPI가 시장 전망에 부합해 급격한 금리인상 우려가 일부 완화된 점도 단기 반등 기대의 근거로 꼽힌다.
방향성은 외부 변수에 달려
현재 비트코인을 둘러싼 구도는 복수의 하방 요인과 상방 요인이 팽팽히 맞서는 형태다. 호르무즈 해협 협상의 전개, 연준의 다음 FOMC 발언 방향, 클래리티 법 처리 일정, 스트래티지의 재매입 재개 시점이 단기 가격 방향을 가를 핵심 변수로 지목되고 있다. 9000만원선 방어 또는 이탈 여부는 이들 외부 변수가 어떻게 풀리느냐에 달려 있다.
출처: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