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원대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시대가 끝나간다
· 메가MGC·더벤티·빽다방도 올해 잇따라 가격 올려
· 소비자 37.2% ‘가격 적절성’ 최우선…이탈 우려 고조
아이스 아메리카노 스몰 한 잔에 1,200원. 고물가 속에서도 직장인들이 마지막까지 붙들어온 그 가격이 깨진다.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매머드커피가 오는 8월 11일부터 아이스 아메리카노 가격을 200원씩 올린다고 발표했다. 메가MGC커피, 더벤티, 빽다방, 바나프레소 등 업계 주요 브랜드들도 올해 들어 잇따라 가격을 인상한 상태다. 저물가 시기에 빠르게 성장한 저가 커피 시장이 고물가의 파고를 넘지 못하는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매머드커피, 8월 11일부터 스몰 아메리카노 1,200원→1,400원
매머드커피는 오는 8월 11일부터 아이스 아메리카노 전 사이즈 가격을 200원씩 인상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스몰 사이즈는 현재 1,200원에서 1,400원으로 오르며 인상률은 16.7%다. 미디엄 사이즈는 1,600원에서 1,800원으로, 인상률은 12.5%에 달한다.
디카페인 아메리카노도 같은 날 함께 오른다. 아이스 디카페인 아메리카노 스몰은 1,900원에서 2,100원으로, 미디엄은 2,300원에서 2,500원으로 각각 인상되며 두 사이즈 모두 10% 안팎의 인상률을 기록하게 된다.
매머드커피 측은 “원부재료비 상승에도 고객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인상 요인을 내부적으로 흡수하며 기존 가격을 유지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국제 정세 불안과 제반 비용 상승이 이어지면서 부득이하게 가격을 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원가 압박을 내부에서 감내하는 방식으로 버텨왔지만 그 한계에 도달했다는 의미다.
메가MGC·더벤티·빽다방·바나프레소 — 올해 줄줄이 동참
매머드커피의 인상은 업계 전반의 흐름 안에 놓여 있다. 메가MGC커피는 지난달(6월) 할메가커피 3종 가격을 200원씩 올렸다. 더벤티는 지난 5월 아메리카노를 제외한 주요 음료 가격을 품목에 따라 100원에서 최대 500원까지 인상했다. 빽다방과 바나프레소도 최근 일부 품목 가격을 200~300원씩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저가 커피 시장을 이끌어온 주요 브랜드 대부분이 올해 상반기를 기점으로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한 셈이다. 업체별로 인상 품목과 폭은 다르지만, 원부재료비 상승과 운영 비용 증가가 공통 배경으로 제시되고 있다.
| 브랜드 | 인상 품목 | 인상 금액 | 시점 |
|---|---|---|---|
| 매머드커피 | 아이스 아메리카노 스몰·미디엄 | 각 200원 | 2026년 8월 11일 |
| 메가MGC커피 | 할메가커피 3종 | 각 200원 | 2026년 6월 |
| 더벤티 | 주요 음료(아메리카노 제외) | 100~500원 | 2026년 5월 |
| 빽다방 | 일부 품목 | 200~300원 | 최근 |
| 바나프레소 | 일부 품목 | 200~300원 | 최근 |
‘200원 인상’이지만 인상률은 최대 16.7%
절대 금액만 보면 200원은 작아 보인다. 그러나 기준 가격이 1,200원인 상품에서 200원 인상은 인상률로 환산하면 16.7%다. 미디엄 사이즈는 12.5%, 디카페인 아메리카노 두 사이즈도 각각 10% 안팎이다. 전 품목에 걸쳐 두 자릿수 인상률이 나타난다.
저가 커피의 소비자들이 이번 인상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저가’라는 정체성 자체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00원대 상품에서 두 자릿수 인상률은 소비자가 인식하는 ‘가성비’의 근간을 흔드는 수치다. 같은 200원이라도 5,000원짜리 커피에서의 4% 인상과는 체감이 전혀 다르다.
한국소비자원 조사 — 가격이 맛보다 두 배 중요하다
한국소비자원이 올 초 소비자 1,600명을 대상으로 저가 커피 이용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를 조사했다. ‘가격의 적절성’을 꼽은 응답이 37.2%로 1위였고, ‘커피 맛’을 선택한 응답은 19.2%에 그쳤다. 가격이 맛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응답률을 기록한 것이다.
이 수치는 저가 커피 브랜드의 성장 공식이 무엇에 기대어 왔는지를 보여준다. 소비자들이 저가 커피를 선택하는 첫 번째 이유가 가격인 만큼, 그 가격 경쟁력이 약화하면 소비자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업계에서 제기되는 근거도 바로 이 조사 수치에 있다.
버티기의 한계 — 박리다매 구조의 딜레마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들은 대형 카페 브랜드보다 훨씬 낮은 가격을 무기로 시장을 빠르게 확장해왔다. 가격 격차를 최대한 벌리는 방식으로 소비자를 끌어들였고, 그 결과 전국에 대규모 매장망을 구축했다.
그러나 박리다매 구조는 원가가 오를 때 취약성을 그대로 드러낸다. 이익률 자체가 낮은 상황에서 원부재료비, 인건비, 임차료 등이 동반 상승하면 가격 동결을 유지하기 어렵다. 매머드커피가 발표문에서 밝힌 “인상 요인을 내부적으로 흡수하며 기존 가격을 유지해왔다”는 표현은 업계의 공통된 처지를 대변한다. 국제 정세 불안이 지속되는 국면에서 비용 압박이 임계점을 넘어섰다는 게 현재 업계의 공통된 설명이다.
메가MGC커피·더벤티·빽다방·바나프레소가 이미 올해 가격을 올렸고, 매머드커피가 8월에 합류하는 구도는 업계 전반이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는 공통된 판단에 도달했음을 시사한다.
직장인 지갑에 미치는 실질 파장
주 5일 출근을 기준으로 매일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씩을 마신다고 가정하면, 200원 인상은 한 달(약 21영업일) 기준 4,200원의 추가 지출로 이어진다. 연간으로는 5만 원을 넘는 누적 금액이다. 이는 단순 계산에 기반한 추정치지만, 이미 식비·교통비·공과금이 전방위로 오른 상황에서 ‘그나마 저렴했던 커피’마저 오른다는 체감이 소비 심리를 누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소비자 이탈의 방향은 두 갈래로 거론된다. 편의점 RTD(즉석 음료) 커피나 가정용 캡슐·드립 커피 등 더 저렴한 대안으로의 이동, 또는 어차피 가격이 오를 거라면 차라리 환경이 더 나은 중·고가 카페를 선택하겠다는 상향 이동이다. 어느 방향이든 저가 커피 시장의 고객 규모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가격 경쟁력 약화 이후, 저가 커피 시장의 선택지
저가 커피 브랜드들이 가격을 올리더라도 대형 카페 브랜드와의 절대적 가격 격차는 여전히 존재한다. 이 격차가 충분하다면 소비자 이탈 폭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시각도 업계 일부에서 나온다. 그러나 37.2% 대 19.2%라는 소비자원 조사 수치가 보여주듯, 저가 커피 소비자의 주된 선택 기준이 가격이라는 사실 자체는 변하지 않는다.
저가 커피 브랜드들이 인상 이후에도 소비자를 잡으려면 가격 이외의 요소—메뉴 다양성, 매장 편의성, 브랜드 신뢰도—를 어떻게 강화할지가 과제로 떠오른다. 이번 인상이 업계의 일회성 조정으로 마무리될지, 아니면 저가 커피 시장 전반의 구조적 변화를 알리는 신호탄이 될지는 향후 소비자 반응이 가를 것으로 보인다.
출처: 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