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구 기초의원들까지 나선 이유, 제명을 막을 수 있을까
· 달성군 국힘 의원들 ‘제명 중단’ 집단 성명 발표
· 민주당 결의안 제출, 가결엔 재적 2/3 이상 필요
포럼 발제자들이 한 발언 — 논란의 경위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3일 국회도서관에서 ‘자유민주 관점 5·18 학술 포럼’을 열었다. 5·18민주화운동을 폄훼해온 보수 성향 단체 ‘새역사국민운동’과 공동 주최한 행사였다. 포럼 발제자들은 이 자리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은 소요 사태”라고 규정하거나 “광주를 대외적으로 고립시키고 내부적으로 분열시켜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새역사국민운동은 5·18에 대한 국가폭력의 책임을 부정하고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에 반대해온 단체로 알려져 있다. 현역 국회의원이 국회 공간에서 이 같은 단체와 포럼을 공동 개최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5·18기념재단 등 관련 단체들은 즉각 반발에 나섰다.
민주당, 포럼 다음 날 제명 결의안 제출
더불어민주당은 포럼 다음 날인 14일 이 의원 제명 촉구 결의안을 국회 사무처에 제출했다. 현행법상 국회의원 제명은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가결된다. 가결될 경우 해당 의원은 즉시 의원직을 잃게 된다.
| 구분 | 내용 |
|---|---|
| 결의안 제출 | 2026년 8월 14일, 민주당이 국회 사무처에 제출 |
| 가결 요건 | 본회의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 |
| 가결 시 효과 | 해당 의원 즉시 의원직 상실 |
| 제명·수사 촉구 주체 | 5·18기념재단 등 관련 단체, 정의당 대구시당 |
달성군 국힘 의원들, “제명 중단하라” 집단 성명
포럼이 열린 지 닷새 뒤인 18일, 국민의힘 소속 달성군의회 의원들은 ‘달성군민의 선택을 짓밟지 마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 의원 제명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이들은 “5·18 희생과 역사적 의미는 존중돼야 하지만 역사를 존중하는 것과 그 역사에 대해 연구하고 질문하고 토론하는 것은 서로 배치되는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학술토론회를 열었다는 것이 제명해야 할 사유는 아니다”라며 “헌법에 담겠다는 역사라면 그 의미와 내용에 대해 충분한 국민적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질문과 토론은 허용할 수 없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논거도 제시했다.
이들 성명의 핵심 논리는 달성군 유권자가 선출한 의원을 국회 차원에서 내치는 것은 민의를 짓밟는 행위라는 것이다. 그러나 경향신문에 따르면 지역 내부에서도 이 성명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학문의 자유” 논거의 한계
달성군의원들 성명은 ‘학문적 토론의 자유’와 ‘제명 처분의 과잉’ 여부를 쟁점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비판 진영이 문제 삼는 지점은 토론 자체가 아니라 포럼에서 실제로 나온 발언의 내용이다.
5·18기념재단 등은 이 의원 제명과 함께 포럼 발제자 등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이 같은 구도에서 달성군의원들의 ‘학문의 자유’ 논리가 정치적 방어 논리에 불과하다는 반론이 나오는 배경이다.
정의당 대구시당 “국회의원 자격 없음 스스로 증명”
같은 날 성명을 낸 정의당 대구시당은 이 의원을 향해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고 부정하면서까지 자신의 정치적 존재감을 확인하려 해서는 안 된다”며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국회의원으로서 ‘자격 없음’을 스스로 증명해 보였다”는 표현도 썼다.
정의당은 국민의힘을 향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사태를 당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고 선 긋기하며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며 “소속 국회의원의 반역사적, 반사회적 행위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이 의원 징계를 통해 정치적·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불거진 비판 — 당론과 지역의 간극
경향신문은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이번 포럼 개최에 대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당이 공식적으로 선을 긋는 상황에서 지역구 기초의원들이 집단 성명으로 제명 반대에 나선 것은 당내에서도 이번 사안을 둘러싼 시각이 통일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이번 논란은 국민의힘 자당 의원 징계를 둘러싼 이중 기준 논란이 반복되는 양상과도 연결된다는 시각이 있다. 같은 당 소속이라는 이유로 외부의 강도 높은 비판과 달리 내부 징계가 유보되거나 완화된다는 지적이 재점화되는 국면이다.
5·18 헌법 전문 수록 논의와 맞물린 맥락
달성군의원들 성명에는 “헌법에 담겠다는 역사라면 충분한 국민적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대목이 포함됐다.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은 여야가 개헌 논의에서 오랜 기간 다뤄온 사안이다. 이 의원이 포럼을 공동 개최한 새역사국민운동은 이 수록에 반대해온 단체로 알려져 있다.
달성군의원들의 논거가 순수한 ‘토론의 자유’ 주장인지, 헌법 전문 수록 자체를 견제하려는 정치적 입장의 연장인지는 이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제명 표결까지 이어질지가 관건
달성군 국민의힘 기초의원들의 성명은 국회 제명 절차를 실질적으로 막을 수 있는 법적 수단은 아니다. 제명 결의안의 본회의 상정 여부와 표결 결과는 여야 협상 구도와 국민의힘의 당론에 달려 있다. 재적 3분의 2 이상이라는 높은 가결 요건을 감안하면 국민의힘의 대규모 이탈표 없이는 제명안 가결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5·18 관련 단체와 정의당은 사퇴 및 수사 촉구 수위를 높이고 있고,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이견이 표면화된 상황이다. 이 의원이 향후 어떤 입장을 표명하는지, 국민의힘이 당 차원에서 어떤 결론을 내리는지가 이번 사안의 향방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출처: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