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고용지표가 사상 최고 기록을 만들었다
· 9월 금리인상 확률 55%→42%대 급락, ‘나쁜 뉴스=좋은 뉴스’ 논리 작동
· S&P500; 사상 최고 종가, 주간 기준 4월 이후 최대 상승폭 달성
3대 지수 2주 연속 상승 — 4월 이후 최대 주간 오름폭
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S&P500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7.68포인트(0.62%) 오른 7757.64로 마감했다. 사상 최고 종가를 새로 썼다. 나스닥종합지수는 342.26포인트(1.3%) 상승한 2만6690.62,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51.83포인트(0.28%) 오른 5만4036.93으로 거래를 마쳤다. 3대 지수 모두 2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주간 기준으로는 나스닥 5.2%, S&P500 3.6%, 다우 3%로, 지난 4월 이후 최대 주간 상승폭을 나란히 기록했다. S&P500의 올해 누적 상승률은 13%다. 반도체 관련주의 반등도 두드러졌다. 아이셰어즈 반도체 ETF(SOXX)는 이번 한 주에만 7% 넘게 뛰었다.
| 지수 | 일간 등락 | 주간 등락 | 종가 |
|---|---|---|---|
| S&P500 | +0.62% | +3.6% | 7,757.64 |
| 나스닥 | +1.3% | +5.2% | 26,690.62 |
| 다우존스 | +0.28% | +3.0% | 54,036.93 |
7월 비농업고용 2만3000명 감소 — 예상치와 전혀 다른 결과
이날 상승의 직접 방아쇠는 미 노동부가 발표한 7월 고용보고서였다.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전월 대비 2만3000명 감소했다. 다우존스 집계 기준 시장 예상치인 8만3000명 증가와는 10만 명 이상 벌어진 수치다. 여기에 5·6월 고용 수치도 합산 10만3000명 하향 수정됐다.
실업률은 4.1%로 낮아졌으나, 노동참여율이 5년여 기간 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데 따른 결과다. 경제활동에 나서는 인구 자체가 줄면서 분모가 작아진 것이어서, 고용 여건이 개선됐다고 단순하게 읽기 어렵다는 시각이 있다.
9월 금리인상 확률 55%→42~44%대로 후퇴
고용 쇼크가 전해지자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경로에 대한 시장 전망이 빠르게 바뀌었다. CME 페드워치 기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의 금리인상 확률은 전날 55%에서 이날 42~44%대로 낮아졌다.
통상 고용 부진은 경기 둔화 우려로 이어지며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자극한다. 이날 시장은 반대 논리를 택했다. 연준이 금리를 올릴 압박이 줄었다는 해석이 매수세를 불렀다. 월가에서 오래 회자된 표현인 ‘나쁜 뉴스가 곧 좋은 뉴스(bad news is good news)’가 이날 그대로 재현됐다.
케빈 워시 체제, 포워드 가이던스 실종 — 지표 하나에 예민해진 시장
현재 연준은 케빈 워시 신임 의장 체제에서 운영 중이다. 이 체제 하에서 포워드 가이던스, 즉 미래 정책 방향에 대한 사전 안내는 사실상 사라진 상태다. 경로를 미리 가늠하기 어려워진 시장은 개별 경제지표와 연준 위원 발언 하나하나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이 이날 고용보고서의 시장 파급력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의 톰 바킨 총재는 이날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웨비나에서 현재 노동시장을 “느슨하지도 타이트하지도 않은 약한 균형 상태”로 진단했다. 현재 임금 인플레이션은 시야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말도 덧붙였다.
실적 시즌이 지수 상승을 뒷받침 — 85.1%가 예상치 상회
개별 기업 실적도 이날 상승에 힘을 보탰다. S&P500 편입 기업 가운데 436곳이 이번 실적 시즌 결과를 내놓았고, 이 중 85.1%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1994년 이후 평균 어닝 서프라이즈 비율인 68%를 크게 상회한다.
협업 소프트웨어 업체 아틀라시안은 4분기 조정 주당순이익과 매출이 예상을 넘었고 낙관적인 가이던스를 제시하면서 주가가 35%대 급등했다. 클라우드 보안 업체 클라우드플레어도 견조한 가이던스를 발표하며 5%대 상승했다. 숙박 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는 2분기 매출이 예상치를 웃돌며 17%대 급등했다. S&P500 편입 종목 중 이날 가장 큰 상승폭이었다. AI(인공지능)가 소프트웨어 업계 전반을 침식할 것이라는 우려도 이번 실적 시즌을 거치며 상당 부분 완화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전문가 진단 엇갈려 — 공통 변수는 물가
이날 고용지표를 둘러싼 전문가 해석은 방향이 달랐다. 이토로의 브렛 켄웰은 “물가는 여전히 우려 요인이지만, 오늘 지표는 정책 당국에 인내심을 가질 명분을, 투자자에게는 위험자산 비중을 늘릴 여지를 준다”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 자산운용의 린지 로스너는 물가 지표가 궁극적 판단 근거가 되겠지만, 고용 둔화가 9월 동결에 힘을 보태는 요인이라고 봤다. 프린시펄자산운용의 시마 샤는 이번 지표가 숨 쉴 틈을 주기는 해도 일시적 효과에 그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다음 주 발표될 물가지표의 시장 비중이 오히려 더 커졌다고 짚었다.
AE웰스매니지먼트의 톰 시오마데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금리를 내려야 고용이 살아나는데, 내리면 물가가 자극받는 딜레마”라면서도 “실적이 워낙 좋다 보니 시장은 그냥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 관문은 물가지표 — ‘나쁜 고용 호재’ 논리의 유효기간
이날 국채 금리와 국제 유가는 동반 하락했다. 이란 핵 협상 관련 호르무즈 해협 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유가를 끌어내렸고, 이는 채권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시장이 고용 충격을 호재로 받아들인 논리의 지속 여부는 다음 주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에 달려 있다. 물가가 다시 상승 압력을 보이면 연준의 9월 동결 기대는 빠르게 재편될 수 있다.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CPI를 핵심 변수로 꼽는 이유다. 결국 이날 뉴욕증시의 상승은 고용 둔화와 기업 실적 호조가 겹친 결과였지만, 물가 변수가 다시 전면에 나서는 순간 시장의 해석 틀도 달라질 수 있다.
출처: 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