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데드 크로스 — 부정 46% 역전, 3주 만에 2030이 등 돌린 배경

3주 공백 사이 무슨 일이 있었나…긍정 7%p 급락의 속사정

· 8월 둘째 주 한국갤럽, 긍정 44% vs 부정 46% 역전 확인
· 부동산·주가·보완수사권 ‘트리플 악재’ 3주 새 집중
· 역대 대통령, 데드 크로스 후 완전 회복 성공 사례 없어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년 3개월도 안 된 시점에 직무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처음 앞지르는 ‘데드 크로스’를 기록했다. 8월 14일 발표된 한국갤럽 8월 둘째 주 정례조사에서 긍정 44%, 부정 46%, 의견 유보 10%로 집계됐다. 3주 전인 7월 넷째 주(긍정 51%, 부정 38%)와 비교하면 긍정이 7%포인트 하락하고 부정이 8%포인트 오른 셈이다. 부동산 정책과 주가 급락, 보완수사권 폐지가 짧은 기간에 집중되며 여론이 빠르게 악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데드 크로스, 정치에서는 무엇을 뜻하는가

‘데드 크로스’는 주식 기술적 분석에서 단기 이동평균선이 장기 이동평균선 아래로 꺾이는 현상을 가리키는 용어다. 정치권에서는 대통령 직무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넘어서는 순간에 이 표현을 빌려 쓴다. 반대로 긍정이 부정을 앞지를 때는 ‘골든 크로스’라 한다.

5년 단임 대통령제에서 데드 크로스는 구조적으로 피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취임 초기 ‘앞으로 잘해달라’는 기대가 긍정 평가를 높이지만, 임기가 쌓이면서 누적된 정책 실패와 불만이 부정을 끌어올린다. 한국갤럽 역대 대통령 직무 평가 데이터를 보면 이 흐름은 거의 예외 없이 반복됐다. 문제는 일단 데드 크로스가 오면 흐름을 뒤집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역대 대통령 데드 크로스 시점 비교

한국갤럽 자료를 기준으로 역대 대통령의 데드 크로스 발생 시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대통령 최초 데드 크로스 시점 주요 계기 / 비고
노태우 2년 차 2분기
김영삼 3년 차 2분기
김대중 3년 차 4분기
노무현 1년 차 2분기 퇴임까지 부정 우위 지속
이명박 취임 초(쇠고기 파동) → 2년 차 4분기 골든 크로스 회복 → 4년 차 1분기 재역전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동, 긍정 20%·부정 70% 육박
박근혜 2년 차 2분기(2014년 6월)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 논란
문재인 2년 차 3분기(2018년 12월) → 4년 차 1분기 골든 크로스 → 재역전 경제 비관론 → 2020년 총선 후 긍정 70%대 → 집값 상승으로 재역전
윤석열 취임 2개월 미만 인사 파동, 탄핵 전까지 부정 우위 지속
이재명 취임 1년 3개월 미만 부동산·주가·보완수사권 ‘트리플 악재’

이명박 대통령의 경우는 이례적이다. 취임 초 쇠고기 파동으로 긍정이 20% 수준까지 추락하고 부정이 70%에 육박했다가, 이후 서서히 회복해 2년 차 4분기에 골든 크로스를 기록했다. 그러나 4년 차 1분기에 다시 데드 크로스로 전환됐다. 문재인 대통령도 2018년 12월 경제 비관론이 심화되며 데드 크로스를 맞은 뒤 긍정과 부정이 엎치락뒤치락했다가, 2020년 4월 총선 승리로 긍정이 70%대로 치솟았다. 하지만 집값이 오르면서 곧바로 재역전됐고 퇴임까지 회복하지 못했다. 두 차례의 골든 크로스 회복 사례 모두 결국 역전에 그쳤다는 점이 공통된 패턴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이번 데드 크로스는 1년 차 2분기에 역전을 맞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유사하게 임기 초반 데드 크로스로 분류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후 퇴임까지 부정 평가가 우위를 유지했다.

3주 공백 사이에 쏟아진 악재

한국갤럽은 여름 휴가철인 7월 다섯째 주와 8월 첫째 주 두 주간 조사를 실시하지 않았다. 3주 공백 사이 민감한 사안이 연달아 터졌다.

  • 7월 28일 — 조정식 국회의장 ‘연임 개헌’ 발언 논란
  • 7월 31일 —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형사소송법 국회 통과
  • 7월 31일 — 코스피 5000선 급락·반등
  • 7월 31일 — 폭염 중대경보 지역 확대
  • 8월 3일 — ‘초고가·비거주 1주택자 증세’ 세제개편안 발표
  • 8월 10일 — 황희 의원 ‘폐버스 청년 주택’ 논란

7월 31일 하루에만 보완수사권 폐지 법안 통과, 주가 5000선 급락, 폭염 경보 확대가 겹쳤다. 8월 3일 세제개편안은 ‘초고가·비거주 1주택자’를 겨냥한 증세안이었으나 부동산 시장 전반의 심리를 자극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10일 불거진 ‘폐버스 청년 주택’ 논란은 주거 정책에 대한 불신을 더했다.

부정 평가 이유 1위는 부동산 정책

한국갤럽이 부정 평가자에게 그 이유를 물은 결과, ‘부동산 정책’이 30%로 가장 높았다. ‘경제·민생'(13%), ‘전반적으로 잘못한다'(7%), ‘검찰 권한 축소'(5%), ‘독재·독단'(5%) 순이었다.

부정 평가 이유 1위 ‘부동산 정책'(30%) — 집값과 세제에 민감한 유권자 반응이 이번 역전의 핵심 변수였다.

부동산은 역대 대통령 지지율에서 반복적으로 치명타를 가해 온 이슈다.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집값 급등이 골든 크로스 직후의 데드 크로스 재전환을 촉발했다. 월 100만원을 5년 적금해도 집값이 3억 오르는 현실이 누적된 상황에서 증세안이 나오고 주가까지 급락하자, 자산 형성에 민감한 유권자 반응이 빠르게 나타났다는 해석이 나온다.

2030 이탈, 세대 이동이 드러낸 구조

이번 데드 크로스를 이끈 핵심 변수 가운데 하나로 20~30대의 이탈이 지목된다. 한국갤럽 세부 수치에서 긍정 평가가 여전히 높은 집단으로 광주·전라, 여성, 40~50대가 꼽혔다. 이는 반대로 20~30대가 이번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빠르게 부정 쪽으로 이동했음을 시사한다.

2030은 자산 가격, 주식 시장, 취업 환경에 동시에 민감한 세대다. 코스피 5000선 급락과 부동산 세제 논란이 3주 사이 겹친 환경은 이 연령층의 불안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조건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논란도 절차적 정당성을 따지는 젊은 유권자층에서 부정적으로 수용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용산공원 주택 공급 논란에서 드러났듯, 정부가 주택 공급 카드를 꺼낼 때마다 지방자치단체와 갈등이 빚어지는 구도도 반복되고 있다. 부동산 정책이 부정 평가 이유 1위를 차지하는 한, 이 세대의 이탈 흐름을 되돌리려면 실거주자와 무주택자가 체감할 수 있는 정책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복절 이후, 남은 과제

이재명 대통령은 8월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1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했다. 기사는 ‘8·17 이후 국민 통합과 정치 복원이 절실하다’는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역대 통계가 반복해서 보여주는 사실은 냉혹하다. 데드 크로스 이후 긍정 평가를 완전히 되찾은 대통령은 없다. 이명박·문재인 두 차례의 일시 반등도 결국 재역전으로 끝났다. 흐름을 뒤집으려면 데드 크로스를 촉발한 핵심 이슈에서 유권자가 직접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수반돼야 한다는 것이 공통된 분석이다.

부동산 정책이 부정 평가 이유의 30%를 차지한 만큼, 이 분야에서의 정책 방향 전환 여부가 향후 지지율 흐름을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보완수사권 폐지를 둘러싼 정치 갈등의 수습 속도, 주식시장 안정 여부도 추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출처: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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