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하고 사흘, 그가 다시 나온 이유를 직접 말했다
· 김어준 방송에서 검찰 보완수사권 부상을 재도전 계기로 밝혀
· 8월 11일 기준 6위, 5위 김용과 3207표 격차로 추격 중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 최고위원 경선에서 이성윤 후보는 출마·사퇴·재출마를 불과 사흘 만에 모두 겪었다. 그 이면에는 검찰 보완수사권 부상과 당원주권 1인1표제라는 두 가지 쟁점이 자리 잡고 있다.
사퇴와 재출마, 72시간 만에 결정이 바뀌었다
이성윤 후보는 이번 8.17 전당대회에서 처음 최고위원에 도전하는 것이 아니다. 정청래 현 대표와 함께 최고위원으로 당무를 이끌어오다 지난 7월 14일 최고위원직에서 물러났다. 당대표 경선에 도입된 선호투표제가 당헌·당규상 근거 없이 무리하게 추진됐다는 것이 사퇴 이유였다.
선호투표제는 1순위·2순위 후보를 순서대로 적는 방식으로, 기존 단순 다수제와 달리 유권자의 선호 순서를 반영해 당선자를 결정한다. 민주당 대표 경선에 처음 도입이 시도됐으나, 당헌·당규에 명문 근거가 없다는 내부 반발이 일었고 이 후보의 사퇴로 이어졌다.
그런데 정확히 사흘 뒤인 7월 17일, 이 후보는 8.17 전당대회 최고위원 선거에 재출마를 선언했다. 72시간 만에 결정이 번복된 것이다.
“사정이 급변했다” — 김어준 방송에서 밝힌 재도전의 계기
재출마 배경은 7월 29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방송인 김어준씨가 재도전 이유를 묻자 이 후보는 다음과 같이 답했다. “사퇴한 후에 사정이 급변했다. 검찰 보완수사권이 갑자기 떠올랐다. 검찰개혁과 당원주권 1인1표제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걸 지켜내야겠다는 취지에서 다시 출마하게 된 거다.”
검찰 보완수사권은 경찰 수사의 미비 사항을 검찰이 직접 보완하거나 시정하도록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가리킨다. 검찰 수사권 완전 폐지를 지지하는 쪽에서는 이 권한이 사실상 수사권의 우회 복원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 이 후보가 사퇴 직후 이 이슈가 부상했다고 밝힌 만큼, 당내 논의 격화와 시점이 맞닿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천 연설에서 꺼낸 논거 — “8000명 수사인력이 여전히 남아 있다”
이 후보는 지역 순회경선 연설에서 자신을 ‘검찰개혁주의자’이자 ‘당원주권주의자’로 소개한다. 전직 검사장 출신으로서 검찰 내부 구조에 밝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방식이다. 8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민주당 합동연설회에서 그는 “드디어 우리는 78년 만에 검찰청을 폐지했고 검찰수사권을 폐지했다. 그러나 법 하나 개정했다고 검찰개혁이 끝난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가 제시한 구체적인 논거는 수사 인력 규모다. “아직도 검찰에는 8천 명이 넘는 직접 수사인력과 수사 조직이 그대로 남아 있다”는 것이다. 법령 차원의 검찰청 폐지와 수사권 폐지가 이루어졌더라도, 실제 조직과 인력 구조가 유지되는 한 개혁이 완결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이 후보는 “제2의 윤석열 같은 자가 나올 수 없도록 확실하게 검찰개혁을 해야 한다”며 개혁 완수를 촉구했다. 이어 “저 이성윤, 누구보다 검찰을 속속들이 잘 알고 있습니다. 당원 동지 여러분께서 저 이성윤이 검찰개혁을 완수할 수 있도록 함께해주시겠습니까”라고 호소했다.
당원주권 1인1표제 — 사퇴의 원인이자 재출마의 명분이 된 사안
이 후보의 사퇴와 재출마 두 결정에는 당원주권 1인1표제가 공통 배경으로 깔려 있다. 사퇴 당시에는 선호투표제의 절차적 문제를 지적했고, 재출마의 동기는 1인1표제 자체가 위협받는다는 위기감이었다.
이 후보에 따르면 올해 2월 정청래 대표와 함께 당원 1인1표제 당헌 개정을 이끌었다. 이번 8.17 전당대회에도 1인1표제가 적용됐다. 이 후보는 인천 연설에서 이를 “시작에 불과하다”고 규정하며 “결코 누구도 흔들 수 없는 당원주권정당 민주당을 사수하겠다”고 밝혔다. 당원주권 강화 노선의 지속이 자신의 재출마 명분과 연결된다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팀정청래’ 구도 — 5위 자리가 지도부 과반을 가른다
이 후보는 친정청래계로 분류된다. 최민희·한민수 최고위원 후보와 함께 ‘팀정청래’를 표방하며 연대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8월 11일 현재 권리당원 투표 합산 기준, 1~4위는 친청계 2명(최민희·한민수)과 친이재명계 2명(박선원·서미화)이 나란히 차지하고 있다. 5위 자리가 어느 후보에게 돌아가느냐에 따라 차기 지도부의 구성 지형이 달라진다. 이 후보가 5위 안에 들면 5인 지도부 중 친청계가 3명이 되어 과반을 형성한다. 반대로 현재 5위인 김용 후보가 순위를 지키면 친청계는 2명에 그친다.
차기 당 지도부의 다수 구성이 어느 그룹에 돌아가느냐는 당의 이슈 설정과 의사결정 방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최종 5위 결과는 경선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 구분 | 후보 | 계파 | 득표율 | 득표수 |
|---|---|---|---|---|
| 1~4위 (당선확정권) | 최민희·한민수 | 친청계 | — | — |
| 1~4위 (당선확정권) | 박선원·서미화 | 친이재명계 | — | — |
| 5위 (경합) | 김용 | — | 12.56% | 5만 2704표 |
| 6위 (추격) | 이성윤 | 친청계 | 11.88% | 4만 9497표 |
※ 8월 11일 기준 권리당원 투표 합산. 1~4위 상세 득표 수치는 별도 보고되지 않음.
6위에서 5위로 — 3207표의 추격전
8월 11일 현재 이 후보는 6위(11.88%, 4만 9497표)다. 당선권인 5위 김용 후보와의 격차는 3207표. 전체 득표 규모 대비 약 0.68%포인트 차이다.
사퇴와 재출마라는 이례적인 경과, 검찰개혁과 당원주권 두 축의 메시지, 그리고 ‘팀정청래’ 연대 구도가 남은 경선에서 이 후보의 득표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호남·서울경기 결선이 최종 분수령
총 14차례 순회경선 중 전체 권리당원의 70% 이상이 집중된 호남(15일)과 서울경기(16일) 결과가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 현재 중간 집계는 전체 권리당원의 30% 미만 규모를 반영한 수치다. 두 지역 결과에 따라 3207표 격차는 좁혀지거나 더 벌어질 수 있다.
이 후보의 검찰개혁·당원주권 메시지가 두 지역 권리당원에게 어떻게 수용되느냐가 최종 순위를 결정할 것으로 분석된다. 사퇴 후 재출마라는 여정이 당선권 진입으로 이어질지는 15~16일 개표 결과로 가려진다.
출처: 오마이뉴스